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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May 18. 2023

대출이 안되어 철거를 못하여 대출이 안돼

자금문제 해결의 기록(2)

(1편에서 계속)

https://brunch.co.kr/@may1st/87


절박하고 마음을 졸이던 시간이 지나면서 문득,

내가 의연한 모습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대출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동원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결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결이 될 거라고 믿었다.


어차피 딱 한 곳만 찾으면 된다. 오늘 당장이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희망적이었다.


또 새로운 곳에 전화를 돌리고,

거절을 당하고

그동안 접수해 놓은 곳들에 확인 전화를 돌리고,

한도를 확인하였다.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이상하게 마음은 편안해졌다.


목표로 했던 3월 잔금은 불가능해졌다.


마침(?) 인허가가 늦어지면서 어차피 일정을 당길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계약일에 혹시 몰라서 잔금날짜를 4월 중순으로 미뤄놓은 선택이

이 때 빛을 발했다.

대출을 구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슷한 처지의 다른 건축주와 서로의 처지에 위로를 주고받다가,

그가 진행하고 있던 은행을 소개받게 되었다.

유선 문의를 해보니 일단은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다음 날,

초기에 문의를 주고받던 대출상담사 한 분으로부터 대출이 가능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사진: Unsplash의Markus Spiske


그토록 안 풀리던 대출 문제가 드디어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두 군데 모두 진행을 부탁드렸고,

최종 조건이 더 나은 곳으로 대출을 결정했다.

처음 목표로 했던 금액만큼은 아니었지만,

건축을 진행할 수 있는 한도였다.

금리는 높았지만 한도를 찾아낸 것만 해도 너무나 다행이었다.


3월 마지막 주


혹시 몰라서 완전히 안도하지 못했던,

은행의 심사까지 무사히 완료되어

모든 대출 서류에 서명을 완료하였다.

이제 대출이 실행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마지막 고비는 바로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 복잡한 문제의 실상은 이렇다.


1) 대출이 실행되려면 다음의 둘 중 하나여야 한다.

 ① 철거가 완료된 나대지 상태

 ② 건축 인허가의 완료

2) 그런데 인허가가 늦어지고 있다.

3) 대출 받으려면 철거를 해야 한다.

4) 철거를 하려면 잔금을 내야 한다.

5) 잔금을 내려면 대출이 실행되어야 한다.


?????


대출이 안 되어 잔금을 못 치르고
잔금을 못 치르니 철거를 못하고
철거를 못하니 대출이 안 된다.

<대출 뫼비우스의 띠, 제미쓴 作>


서로가 서로의 선결과제라니..

결국 다시 인허가 문제로 돌아왔다.

인허가가 늦어지면,

잔금 일정을 지키지 못한다.

계약이 이행되지 않는 것이다.


혹시 잔금일까지 인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매도인께 양해를 구해야 하는지

브릿지론을 알아봐야 하는지

누군가에게 사정을 해봐야 하는지

정답이 없는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만 가는 것 같았다.


잘 될거라는 믿음과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불안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하던 시간들이 지나고..




2023년 4월


4/5 인허가 완료


최종 잔금일을 열흘 남겨놓고, 드디어 인허가가 완료되었다.

지긋지긋한 설계/인허가/대출의 6개월 간의 종합 해결과제 세트를

드디어 지나오게 된 것이었다.


건축허가 -> 대출 실행 -> 잔금의 지급 -> 철거 준비


사진: Unsplash의krakenimages


지난 6개월을 보내면서 배운 것이 있다.


걱정과 불안은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심은 내가 잡아야 하고

해결방법도 내가 찾아야 한다.

꼼꼼하게 준비하되

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다음에는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다양한 감정을 겪는다.

신축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도전을 선택했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도전하기로 했던 과거의 선택에 감사하고

성장하고 있음에, 이만큼 일이 진행되고 있음에 언제나 깊이 감사한다.


이제 착공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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