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한 사마리아인인가?

by 곰살

요즘 사는 게 힘들다보니, 강력범죄가 많이 늘었습니다.

일면식 없는 사람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기도 하고

외국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총기 사고도 빈번한데요.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프린스턴 대학교의 한 교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했다고 해요.

실험 주제는 '누가 선한 사마리아인인가?‘였습니다.

교수는 수업 당일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는 수업시간이 한 시간 늦추어졌으니

천천히 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다른 한 그룹에게는 수업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으니 급히 서둘러 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오는 길목에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할머니에게는 길을 헤매게 했고,

청소부에게는 청소가 힘들다고 큰 목소리로 투덜거리게 했고,

혹은 의자에 앉아서 배를 움켜잡고 괴로워하는 연기를 하게 했습니다.

실험은 학생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 사람들을 돕는지, 아니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발견이라도 하는지의 여부를 체크했는데요.

그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무엇이 달랐을까요?

실험자가 특별히 소명감이 투철하거나 모태신앙이다,

공부를 잘한다, 예의바르다. 박애주의자다 와 같은

개인의 기질은 상관없었습니다.

선한 행동을 하게 하는 참가자들의 동기부여는 다른데 있지 않았고요.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생각하고 도와줄 수 있는

'행동'에 유일하게 영향을 미친 것은 오로지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 졌다고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모두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고요.

강의 시간이 한 시간 늦추어졌다는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도왔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대학 교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누가 강도만난 사람을 도운 선한 사마리아인인가?

바로 바쁘지 않은 사람이다."

바쁘게 사느라 놓쳐버린 것들 중에는 나와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포함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불특정 다수를 향한 개인의 분노가 곪아서 터지는 건

서로를 향한 관심과 끈질긴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의 그림자 아닐까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길과, 악한 강도가 되는 건 종이 한 장 차이..

그 차이를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을 자주 성찰하고 돌아보는 시간적 여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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