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무제노트라는 매일 글쓰기 앱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날의 키워드는 '사막'이었고요. 이 시를 쓰고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오랜만에 시를 다듬으면서 저 글을 쓰던 날의 심정이 떠오릅니다. 웹소설 작가가 되겠다고 뭣도 모르고 호기롭게 시작한 도전. 이미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데뷔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 당시의 저는 아무런 성과 없이 흘러간 세월에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 도전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불확실한 미래와 늘어만 가는 나이. 앞서간 친구들은 벌써 직장에서 승진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잘만 살아가는 모습과 대비되는 나.
괴로움에 시달리던 어느 날 오랜만에 글쓰기 어플을 켜자 제게 주어진 키워드가 '사막'이었습니다.
제게는 '사막'하면 바로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바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입니다. 보물을 찾아 피라미드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산티아고의 여정을 그린 아름다운 책이지요. 이 책에서 파울로 코엘료는 꿈을 추구하는 여정을 연금술의 '자아의 신화'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이 시를 쓰던 당시에도 제 머릿속에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구석에 곤히 모셔두었던 '연금술사'를 꺼냈죠. 십여 년 만에 다시 읽은 산티아고의 여정은 여전히 제게 따스한 희망을 주었습니다.
산티아고의 동화 같은 여정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보물이 무엇이건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연금술사에서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지만 그 보물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저자가 이를 기술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 아닐까요?
사실 중요한 것은 고된 여정을 밟아 나가고 있는 '나'라고 생각합니다. 여정의 도착지나 보물, 혹은 외적인 성공만이 중요하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산 정상에 오르면 내려오는 일만 남은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시를 지으며 '과정'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삶의 구심점이 되어줄 수 있는 꿈에 대해서도요. 진정한 내면의 성장과 영혼의 성숙을 가능하게 하는 '진짜 꿈' 말입니다. '진짜 꿈'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으며 꾸준히 삶의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삶의 어떤 순간에도 가슴속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면서 말이죠.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지망생'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슬럼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또다시 제가 슬럼프에 빠진 이유는 그때 발견한 진짜 꿈을 지금은 잊고 말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