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시작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자 축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나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체육을 좋아했던 나는 팀을 이뤄 뛰는 스포츠를 좋아했다. 중, 고등학교 내내 체육부장을 하며 소프트볼을 즐겨했었고, 수능 후 농구에 빠져 친구들과 농구장에 출석 체크를 했다. 농구 사랑은 대학 때까지 이어져 대학생 시절 내내 농구 인터넷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20대 중반, 취업을 하면서 일에 치여 살던 나는 스포츠와 먼 20대를 보냈다. 그나마 살기 위해 헬스장도 나가보고 수영도 한 달 잠깐 배워 봤지만 꾸준히 하지 못했다. 꾸준히 운동을 하기엔 현생에 너무 지쳤다는 핑계가 늘 따라다녔다.
그런 내가 30대엔 마음을 고쳐 먹었다.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하다 보니 목이며 어깨며 안 아픈 곳이 없었고, 자세 교정을 하기 위해 발레를 시작했다. 다행히 내게 잘 맞는 운동이었고, 1년 꾸준히 하면서 몸도 좋아지고 운동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이후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며 또다시 운동과 멀어졌지만 육퇴 후 즐긴 맥주에 불어난 살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찾아간 피티샵.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 운동의 맛을 알게 됐다. 살도 빠졌고, 삶의 활력도 생겼다. 매번 다짐만 하던 홈트가 가능해졌고, 운동이 얼마나 내 삶에 변화를 주는지 깨달았다.
아이가 4살이 되고, 어느 정도 삶의 루틴이 생기면서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 팀 스포츠, 구기 종목에 관심이 많던 내게 소꿉친구가 축구를 제안했고, 우리는 무료 샘플 수업 1회 후 곧바로 수업을 등록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샘플 수업 후 밖에 나와 "왜 이렇게 재밌냐"며 함박 미소 짓던 우리의 모습.
이후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축구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했으니 현재 축구를 한 지 8개월 정도 됐다. 생각보다 어렵고, 생각보다 힘들지만 생각보다 더 재밌다. 일주일에 한 번 뿐이지만 서서히 달라지는 내 모습과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활력이 생긴다.
1시간가량 훈련 후 짧은 경기가 이어지는데 1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축구 수업은 상상 이상의 재미를 가져다줬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꾸준히 하게 된 나의 취미 축구를 기록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