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랍스터를 드시고 싶다고 해서 엄마랑 셋이 도봉동 동해수산에 갔다.
메뉴판을 보며 아빠가 손가락으로 이거라고 가리키며 모양을 설명하는데 내가 볼 때 그건 랍스터가 아니라 킹크랩인데…
“아빠가 방금 말한 건 킹크랩이에요.”
아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즘 부쩍 말하는 걸 힘들어하신다. 뭐라고 설명을 더 하고 싶으신 거 같은데 모호하게 가만히 계셨다.
“아빠, 그래서 랍스터가 드시고 싶으세요, 킹크랩이 드시고 싶으세요?”
“랍스터.”
랍스터가 나왔다. 속이 꽉 찬. 2kg. 24만 원짜리. 아빠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 보았다.
우리는 말없이 먹다가, 남은 걸 포장해 달라고 하고 동해수산을 나왔다.
“아빠 다음엔 킹크랩을 먹어요.”
“그래.”
아무렇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어버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