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여행 2일 차 첫 번째
(주의) 파리 폭염 조심하세요! 파리여행 시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파리 날씨가 덥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덜 습하니 참을 만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지만.. 파리의 더위를 얕보면 안 되었다는 사실.
이러다 쓰러지겠다
생명유지에는 물 필수
날씨 앱을 보았을 때 '기온'보다는 '강수량 및 가시거리'에 초점을 맞췄던 우리 부부. 1월 뉴욕여행 일주일 중 6일이 흐렸고 비가 왔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은 무조건 맑기를 바랐다. 이번 여행도 흐린 날씨라면 너무나도 속상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바깥으로 나갈 준비 전 날씨앱을 보고 맑은 날씨가 예상됨을 확인한 후 '오케이! 오늘은 전부 맑음이잖아'하며 신나 했던 우리 부부. 그렇게 나름 멋을 부려본 후 야무지게 개선문으로 출발했다.
사실 개선문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오 조금 덥네? 정도. 그렇게 개선문 앞에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며 개선문 전망대 쪽으로 들어갔다. 따로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자 여행티켓 구매대행사이트에서 입장권을 구매한 후 입장 줄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찰나 이때부터 느낌이 왔다. 정말 덥다! 그렇게 전망대 입구에 들어선 후 개선문 전망대로 올라가며 나의 고비가 시작되었다.
개선문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은 무려 고불고불한 나선형 계단.. 체감으로는 거의 15층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 정도 될 수도 있다. 생각보다 아주 많이 올라가기 때문. 노약자 및 임산부들은 개선문 한편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긴 했으나 거의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르신들도 걸어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개선문. 따라서 우리도 열심히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개선문 전망대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안에 정수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매점이라도 있을까? 얼른 물을 마셔야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물 안 마시면 죽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수기, 매점 이런 건 전혀 없었다. 사막이나 다름없는 개선문. 어쩔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버티면서 바깥을 구경했다. 탈수증이 올 것 같았지만 맑고 예쁜 풍경을 보니 괜찮아지는 것 같기도 했다. 막상 찍었던 사진들을 보니 놀랍게도 우리 부부 모두 활짝 웃는 표정이었다. 아름다운 파리 시내 풍경을 보며 정말 괜찮아지고 있었던 걸지도. 뜨겁지만 맑고 아름다웠던 파리 시내.
아름다운 풍경을 보다가 다시 지쳐올 때쯤 이젠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강 10분 정도 있다가 내려왔다. 맑은 하늘 = 땡볕이었기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얼른 내려가서 마실 것 좀 마셔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근처의 레스토랑을 찾아본 후 구글 리뷰가 높은 곳이었던 AZUR CAFE로 들어갔다. 시원한 물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던 식당. 역시 리뷰가 높은 이유가 있었다. 음식도 꽤나 맛있었기에 만족했다. 이렇게 허기짐과 갈증을 해소한 후 샹젤리제 거리로 향했다.
덴마크 파빌리온 그리고 코리아 하우스
딱히 쇼핑할 생각은 없었으나 개선문 바로 앞에 샹젤리제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개선문과 묶어서 가면 완벽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샹젤리제 거리를 쭉 걸었다. 이것저것 걸으면서 구경하던 도중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덴마크 대사관에서 운영하던 덴마크 파빌리온이었다. 마침 이날 코리아 하우스 방문을 예약했었기에 이참에 덴마크 하우스도 가볼까 했고 대문자 P부부답게 즉석에서 QR코드를 입력하여 방문예약을 완료한 후 입장할 수 있었다.
레고의 고향답게 레고로 꾸며진 포토스폿이 있었고 덴마크 소개 부스 등도 있었다. 이런저런 부스들이 있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고 우리를 사로잡은 것은 덴마크의 물, 탄산음료 시음 부스! 지금 이 날씨에 딱 맞는 체험이잖아! 덴마크의 혜안에 박수를 쳤다. 그런데 시음에 이어 덴마크 물 500ml 페트병을 방문객 모두에게 제공해 주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를 살리는 구원자 덴마크를 찬양했다. 감사한 나라, 베풀 줄 아는 나라 덴마크 껄껄. 매드맥스에서 물을 제공하는 주체인 임모탄에게 왜 다들 복종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덴마크 파빌리온에 급 갔다가 Fotoautomat 네 컷 사진을 찍으러 갤러리 라파예트로 향했다. 사진 부스를 찾는데 한참 걸렸다. 2층 구석에 있었던 사진부스. 결제하자마자 바로 찍혀서 깜짝 놀랐으나 결과물을 보니 매우 만족했다. 감성 넘치는 네 컷 사진. 그렇게 감성에 취해본 채 지하철을 타고 다음 여정인 코리아 하우스로 향했다.
지하철로 앵발리드역에서 내려서 몇 분 걸으면 나왔던 코리아 하우스. 무장한 경찰들이 가득했던 골목 사이에 있었다. 파리에서 한국을 보니 이상한 감정이 몰려왔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라니. 타지에서 한국 정서를 느낄 수 있다니.
한국인 이외에 외국인도 매우 많았다. 사전에 입장 신청을 완료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홍보가 잘 되었는지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은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코리아 하우스에는 국내의 F&B 부스들이 꽤나 많았다. 네 컷 사진 부스도 있고 한복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체 응원이었다. 월드컵 시즌에 진행되는 광화문 거리 응원처럼 코리아하우스에도 큰 스크린이 부착되어 있었고 같이 응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마침 배드민턴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함께 응원하며 우리나라 선수가 승리한 결과를 본 후 기쁜 마음으로 코리아하우스를 나왔다.
코리아하우스에서 나온 후 본격적으로 올림픽 경기를 보러 출발한 동글이글 부부.
우리의 예정된 경기는 축구와 테니스였다.
하지만 과연 두 경기를 모두 볼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