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여행 1일 차
장장 14시간 넘은 비행 끝에 도착한 파리.
오후 7시에 도착했으나 한낮처럼 밝았던 파리의 저녁.
야무지게 보낸 우리의 파리 1일 차 하루.
안녕~인천공항
직항 최고! 대한항공 마니아 동글이글부부는 이번 여행도 어김없이 인천공항 2 터미널로 향했다. 일치감치 도착하여 여유롭게 출국준비를 마쳤고 야무지게 라운지까지 다녀온 후 탑승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탑승장 앞 의자에서 발견한 팀코리아 옷을 입은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어머 혹시 선수님들 아닐까?라는 마음에 설레었다. 어떤 선수인지 여쭤보고 싶었으나 민망함과 혹시나 모를 민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다가가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탑승 시작을 하며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팀코리아를 입으신 분들이 우리 앞에 서는 것이었다. 이 기회는 도저히 못 참지! 하며 이글이가 바로 앞에 보이는 한 분께 조심스레 여쭤봤다. 쾌활하게 웃으시면서 종목도 말씀해 주신 선수님! 같이 사진도 찍어주셨다. 생소한 종목이기도 했고 잘 모르는 분이었으나 아주 훤칠하니 멋졌던 선수님. 사진 찍은 후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무려 메달리스트셨다.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해요 선수님. 하지만 정말 멋지셨어요!
(여담이지만 우리는 이 선수님을 응원하며 경기를 챙겨보았다. 정말 아쉽게도 메달을 따진 못하셨지만 멋지게 경기를 마무리해 주셨다. 다음 올림픽 때는 꼭 메달을 따시기를 응원할게요!)
드디어 내렸다!
출국 일주일 전 즈음 항공권을 예매했던 대행 사이트에서 연락이 왔다. 전쟁 이슈로 항로가 변경되었다는 것. 으음.. 원래도 길 텐데 더 길어진다고요? 생각만으로도 고통받았다. 직행 기준 살면서 가장 길게 타본 비행기가 뉴욕발 인천행 직행 14시간 반이었고 그때도 힘들었는데 파리도 14시간이 넘는다니.. 뭐 어쩔 수 없지를 되뇌긴 했으나 현실에 수긍해야지 했다. 14시간 반이라는 어마어마한 비행시간에는 복도좌석에 앉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임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으나 이, 착륙 시의 그 짧은 시간 비행기 창문 밖을 보는 것에 낭만 가득한 나는 또다시 창가석을 선택했다. 비행의 낭만은 하늘이잖아.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래 14시간을 어떻게 버티면 좋을까? 고민하며 다운로드한 유튜브 영상과 음악 목록을 열심히 뒤적뒤적거렸다. 어떻게 보내면 될지 나름? 머릿속으로 정리한 후 시간을 보낼 준비를 마쳤는데 정말 운 좋게도 맨 왼쪽에 앉아계셨던 외국인 할아버지께서 다른 좌석으로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자리를 이동해 주셨다. 우리가 탑승했던 해당 비행기가 예약 마감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놀랍게도 빈 좌석들이 꽤나 있었기 때문.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이동하셨고 우리 부부는 세 좌석에 두 명이 앉아갈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평소에 비행기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 나는 이번 기회에 꿀잠을 자볼까? 하고 기대했다. 그리고 꿀잠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편하게 잠을 자면서 올 수 있었다. 할아버지 감사해요 :)
Bonjour 파리
그렇게 무사히 착륙한 파리. 도착해서 수화물을 찾고 밖으로 나가는 내내 우리 부부와 같은 비행기를 탑승한 팀코리아 단복을 입은 선수 및 코치 분들을 볼 수 있었다.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축제의 주인공들. 태극기를 달고 참가함에 있어 막중한 책임감으로 가득할 선수들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한 명 한 명 응원해 주었다. 메달색보다는 재밌게 즐기고 오기를 바라요. 그리고 우리도 본격적으로 파리 시내로 떠났다.
파리에서는 자동차 호출 플랫폼으로 우버보다는 볼트를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볼트를 설치했고 첫 고객 할인을 적용하여 상당히 괜찮은 금액으로 호텔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파리 볼트 드라이버 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상당한 토커들이 많았다. 그중 첫 번째 토커로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할 때 만났던 현직 복서인 드라이버를 만났다. 한국의 프로 야구, 프로 축구 구단을 알고 있던 그. 그리고 복싱 경기 출전을 위해 태국으로 떠난다고 했던 그. 우리에게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알려주었다. 또 파리의 핫한 고급 식당들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파리에 도착하고 만난 첫 파리지앵이었는데 친절하고 말도 많고 웃음도 가득하여 호텔까지 오는 내내 즐거웠다. 파리여행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은 느낌.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15구 아래에 있는 이 시 레물리노 지역의 호텔이었다. ISSY VAL DE SEINE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호텔 위치, 호텔 시설 등 아주 괜찮았던 것 같다. 아무튼 호텔에 짐을 대강 풀고 파리의 밤을 보내고자 에펠탑 근처의 바토 파리지앵 선착장으로 향했다.
바토 파리지앵에서 맞이하는 파리의 밤
짐을 풀고 바토 파리지앵 선착장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었다. 밤이 되니 조금 시원해진 파리. 호텔에서 대중교통 및 도보로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으나 맨 처음 탑승하며 버벅거렸던 우리 부부. 우여곡절 끝에 어떤 파리지앵의 도움으로 무사히 바토 파리지앵 선착장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0시 유람선을 탑승했다. 10시 정각에 반짝거리던 에펠탑을 보며 유람선에 탑승했고 약 한 시간 반 정도를 돌며 파리 여행 티저?를 볼 수 있었다. 센강변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커플 및 친구들, 어떤 건물 벽면에 크게 걸려있던 야닉 시너 구찌 광고 (너무 크게 붙여놔서 자꾸 기억에 남는..), 올림픽 개막식 때 보았던 온갖 건축물들,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반짝이는 파리올림픽 클럽, 형형색색 빛나는 그랑팔레 경기장, 그리고 정말 아름다웠던 올림픽 성화까지 너무도 아름다운 파리의 밤이었다. 선착장에 도착한 밤 10시경에도 여전히 밝았던 파리. 바토 파리지앵을 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드디어 밤이 되어있었다. 파리의 일몰을 함께 할 수 있어 아름다웠던 날.
유람선과 함께하는 파리 나이트 투어가 끝난 뒤 허기진 배를 붙잡고 호텔로 겨우 들어왔다. 생각보다 마트가 많지 않아서 음식을 못 샀던 우리. 한국에서 싸 온 컵라면과 호텔 1층에 있던 매점에서 산 몇 가지 음식을 대강 먹고 잠에 들었다.
이렇게 동글이글부부의 1일 차 파리 올림픽 여행 종료.
본격적인 파리 올림픽 여행이 시작될 2일 차 여행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