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외로움의 까닭은

by 박아담

복직을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아기는 감기에 제대로 걸려버렸다. 어린이집을 보내면 아프기 시작한다더니, 그 말이 꼭 맞았다. 아픈 아기를 챙기고, 회사를 다니느라 지난 연재도 놓쳤다. 복직을 하니 모든 게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정식 등원하기 전날, 하루 종일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이 맴돌았다. 아이는 어린이집 적응 기간 내내 아주 잘 지내주어 걱정할 게 하나도 없었는데도 그랬다. 출근을 해서야 그 감정이 뭐였는지 정확히 알았다. 이제 우리 아기에게 내가 모르는 자기만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내가 모르는 아이의 일상이 점점 늘어나기만 할 것이다. 육아의 목표는 ‘독립’이라 했던가. 고작 14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낸 것으로 독립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에게 어떤 변화가 시작된 것은 틀림없다.

부부에게도 자기만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남편에게도 내가 모르는 일상과 인생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굳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부라는 겹쳐진 시간과 각자의 시간이 더해져,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우리의 시간뿐만 아니라 각자의 시간도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앞으로 펼쳐질, 내가 없는, 아기의 인생도 부디 행복하기를.

나만의 시간도 늘어났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 동안 틈틈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회사에 있는 남편을, 어린이집에 있는 우리 아기를, 작업실에 있는 우리 엄마를. 마치 할머니만 떠올리면 힘이 났다던 엄마처럼, 그렇게 그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마음속에 소중함이라는 따끈한 샘물이 차오르는 것 같다. 이렇게 차오르는 소중한 게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겠구나. 그게 사람이든, 사랑이든, 삶이든.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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