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11화

Chapter2. 난 개인 정보도 없는
사람이야?(3)

- 결국 불안함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by 농도C

그리고는 2~3개월 정도 지났을까? 대팔은 모처럼 쉬는 날에 광합성을 하는 중이었다. 경제 신문지(?) 와 자기 계발 서적이라는 조합을 가지고 자주 가던 카페에 들러서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던 찰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니가 있어 좋다~ 사랑해서 좋다~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기분~”

“끄응~ 왜 하필 이 여유에 회사에서 전화질이냐 전화질은..”

회사 동료나 내선번호로 걸린 전화를 구분하려고 일부러 벨소리를 다르게 했는데, 신입사원인 윤혜 주임이다. “네 윤혜 주임님. 무슨 일이예요?”

“대팔 주임님! 어떡하죠? 제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네? 그게 무슨 말이예요?”

“다름이 아니라, 몇 달 전에 테소르 매장에서 배터리 교체해갔다던 고객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시계가 또 느리게 가기 시작했다고 화가 나서 전화를 했대요. 주임님 믿고 두 달 전에는 배터리만 교체하고 갔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하면서 소리를 크게 지르는데, 오늘 주임님 휴무라고 하면서 출근하면 전화 드릴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고 했는데 계속 무조건 오늘 전화를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요? 오늘 제가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예요?”

“그게.. 그러니까.. 그게요..”

윤혜 주임이 말을 흐리고 있었다. 무슨 실수를 했다는 것일까?


“저도 안그러려고 했는데, 계속 고객님께 주임님 출근하시면 연락 드리라고 하겠다고 했는데, 고객님이 계속 소리지르고 그러셔서... 주임님 전화번호를 고객님께 알려드렸어요..”

“네?? 와이씨 앗 뜨거!!”

대팔은 순간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아메리카노를 꽤나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 윤혜가 하는 말은 대팔의 휴대 전화번호가 그 고객에게 있다는 말이었다.
“아니, 제 전화번호를 왜 고객에게 넘겨줘요? 저는 제 개인 정보도 없는 사람이예요?”

“아니.. 그러니까, 저는 계속 주임님 출근하시면 연락을 드리라고 하겠다고 고객님 전화번호를 주시면 저희ㄱ가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이 고객님이 계속 막무가내로 자기 못 참겠으니까 신대팔 주임 전화번호 달라고, 내가 연락 할거고 나 오늘 시계 환불 받아야겠다고 계속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시는 거예요.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전화를 끊으실 생각이 없으셔서 제가 어쩔 수 없었어요 주임님. 저 실수 한거죠? 그쵸?


대팔은 순간 할 말을 잃고야 말았다. 지금부터는 쉬는 날이 쉬는 날이 아니게 된 셈이었다.

왜 쉬는 날까지 고객에게 휘둘려야 하는 것일까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알겠습니다. 일단 상황은 알겠고, 그 고객 연락처도 받아놨죠? 저한테 깨톡으로 보내주세요.”

윤혜는 아직 할 말이 남은 모양이었다.

“주임님 그게요..”

“또 무슨 일이예요?”

“제가 고객님 전화번호는 미처 받지를 못했어요.. 고객님 전화번호 물어보려고 했는데,

바로 끊어버리셔가지고..”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결국 내 전화번호는 상대방이 알고, 나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모른다는 소리였다. 두 달 전에 고객과 통화를 한 적이 있었지만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상담이 끝나자마자 고객의 전화번호 기록을 폐기한 상태였다. 결국 나는 고객의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란 말이었다.

“윤혜 주임님 오늘 저한테 여러 번 실수 하시네요.”

“죄송해요 주임님, 제가 너무 당황을 해서..”

“우선 알겠습니다. 매장과 연락을 해봐야 할 것 같으니 일단 전화를 끊죠.”

“네 주임님. 죄송..”

대팔은 윤혜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거칠게 끊었다. 지금 상대방의 기분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가뜩이나 쉬는 날에도 매장에서 전화가 꽤 오고 있어서 대팔은 입사 초에 비해 신경이 다소 예민해져 있었다. 오늘도 아침부터 소소한 연락이지만 매장에서 전화를 두 세 통 정도 받아서 이후에 온 전화는 모두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팔은 잠시 자리에 앉았다가, 커피를 급하게 마시고는 집으로 향했다. 고객이 언제 전화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페에서 전화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카페에서 서로 언성이 올라가면서 드잡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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