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좀 너무 하잖아!!
“주임님. 오늘 매니저님 휴무셔서, 내일 출근하시면 전달 드려도 될까요?”
테소르 매장 매니저도 오늘 휴무란다. 테소르 매니저의 연락처를 알고는 있지만, 매니저의 휴무까지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결국 오늘 하루는 고객에게서 전화가 오더라도 별다른 대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대팔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고, 무엇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네, 신대팔입니다.”
“신대팔 주임님이신가요?”
“네, 제가 신대팔입니다. 누구시죠?”
“저 기억하셔야 할텐데요? 두 달 전에 테소르 시계로 상담했던 사람입니다.”
“네? 아, 네 고객님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만 제 개인 전화번호를 백화점을 통해서 알게 되신 것 같은데, 오늘은 제가 휴무라서 개인적인 일을 보는 중입니다. 제가 출근을 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대팔은 오늘 내가 업무중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의 컴플레인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아니아니, 오늘 당신이 휴무인건 내가 알고는 있는데 그래도 제 이야기는 듣고 끊으셔야죠.”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개인적인 일을 보고 있어서요. 제가 내일 출근을 하니 출근을 하게 되면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대팔은 다소 거칠게 말을 하면서 다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상대방도 다소 당황한 듯이 빠르게 말을 이어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아! 알겠어요 미안해요. 그런데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제 시계가 두 달만에 다시 느리게 가고 있다구요. 지난번에 제가 상담실에서 했던 말 기억하죠? 다시 시계가 느리게 가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구요. 지금 백화점에서 불량인 시계를 판거예요 당신들, 그거 알아요? 배터리 교체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 이건 무슨 경우일까요? 저 오늘 시계 저녁에 매장에 던지고 나올 테니 교환이든 환불이든 무조건 해줘요. 안되면 언론사든 다 이 이야기 뿌려버릴라니까!”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언론사에 고객의 컴플레인을 기사화 시킨다고 해서 크게 이슈가 된다거나 고객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줘야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이슈화가 되었을 때 역으로 고객과 그 언론사가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성급하게 일을 냈다는 여론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팔이 입사한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백화점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시각은 어떻게 백화점에서 그럴 수 있냐는 듯한 인식이 많았고, 고객이 제보를 했을 때 언론사에서 백화점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리고 백화점의 임원진도 이 부분을 경계하고 있었다.
“우선 고객님이 하신 말씀은 제가 잘 이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휴무이니까, 내일 출근을 해서 매장과 상황 파악을 하고 고객님께 피드백을 드리도록 할께요.”
“아오, 당신 휴무고 나발이고 마음 같아서는 다 엎어버리고 싶어! 아오!”
처음에는 나름 정중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가도 본인의 상황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고객의 마지막 말은 거칠기 짝이 없었다. 그 시계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시계이길래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을 하나 싶을 정도로 이제 입사 1년이 다 되어가는 대팔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의 연속이었다. 물론 당장 오늘 해결방안을 제시해줄 수는 없었다. 테소르 매장은 매니저가 전적으로 컴플레인의 피드백을 해주어야 하는 매장이었다. 테소르 본사라고 해서 환불이나 교환에 대해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테소르 매장의 매니저가 일종의 대리점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팔 역시 이 이후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집에 있어도 우울하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하자니 그것 역시 애매했다.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말았고,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다음 답답한 마음을 달래로 근처 농구장으로 나갔다.
“쉬이이익~ 철썩”, 쉬이이이익! 팅!”
한동안 농구장에 나온 사람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픽업 경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 기분도 망쳤겠다, 휴일인데 휴일 같지도 않았겠다, 미친듯이 운동이나 하고 땀 좀 흘리면서 털어내 버리자고 마음먹고 몇 경기를 연속으로 하고 있었다. 5연승을 하다가 드디어 1패를 하고 농구장 한쪽 구석에 앉은 대팔은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었다가 본인도 모르게 쌍욕이 튀어 나오고 말았다. “에이, 씨X, 이 인간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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