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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정 Mar 01. 2024

시 수업

나는 마지못해 회사원이다.

생업으로서의 내 일을 사랑하지 않고 이 일이 인류에 어떻게든 공헌할 가능성을 납득하지 못한다.


회계사들은 영화에서도 자주 놀림거리가 된다.

이들이 재미없는 일을 돈벌이 때문에 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클리셰이다.


그렇지만 시를 사랑하지 않는 시인이 있을까?


새학기가 시작됐다.

시 수업에서 교수자의 온도는 항상 인간 체온 이상이다. 그들은 시를 사랑한다. 시의 의미에 대한 답은 다를지 몰라도 재미와 사랑을 부정하는 시인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랑하는 시 이야기를 하면서 그를 사랑할지 모르는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온기를 기꺼이 나누는 듯 하다. 애정으로만 가능한 관계는 나의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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