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정 Apr 04. 2024

시가 (약간) 원망스러워지는 밤

시를 배우고 처음 느끼는 난처함.


동네와 출근길에 아무렇지 않게 피는 벚꽃이 아름다워 아무 때나 입이 벌어지는데,

연두색 잎과 분홍빛 꽃망울이 연하게 색을 드러내는 계절이 아무렇게나 아름다운데,

퇴근길 검은 밤 하늘을 벚꽃이 밝히고 목련은 여전히 고결한데,


이 모든 것을 말할 수도 쓸 수도 없게 되었다.


진부함과 상투성은 시에서 죄악이므로.

내가 지금까지 쓴 모든 말은 시의 법에서 중대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리 없으므로.

작가의 이전글 구근의 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