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을 라면보다 쉽게 끓일 때가 있었다. 물론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떡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어렵지만, 얼마든지 쉽고 맛있게 끓이는 방법도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동네 지인들을 초대하면 종종 떡국을 끓여 내어놓곤 했다. 그 어려운 떡국을 어떻게 끓이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마트에서 떡국떡만 사다 놓으면 떡국만큼 준비하기 쉬운 음식도 별로 없다.
모처럼 점심에 기름진 음식으로 외식을 했더니 저녁은 개운한 음식이 당겨서 계란국에 상추샐러드로 식탁을 차렸다. 다시마와 디포리(혹은 국물멸치)로 미리 육수를 내어 두면 더 맛있는 계란국을 끓일 수 있지만, 만사 귀찮은 날은 냄비에 물을 받고 다시마 몇 조각 떨구어 끓여도 괜찮다. 다시마 물을 끓이면서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넣는다. 냉장고에 채 썰어 둔 양배추와 양파가 있어서 각각 한 줌씩 넣었다(애호박이나 당근, 감자 등 원하는 채소를 넣는다). 물이 끓어오르면 멸치액젓으로 간을 한다. 달걀 4개에 굵고 실한 대파 한 뿌리를 잘게 잘라 넣어 섞는다(소금 반 큰 술로 밑간을 한다). 끓는 국물에 달걀 풀어 둔 것을 위에 살살 올리듯이 뿌린다. 그래야 달걀이 흩어지지 않고 예쁘게 익는다. 부족한 간은 간장으로 한다. 이렇게까지만 하면 계란국 완성이다. 그리고 달걀을 넣기 전에 만두나 떡을 넣어 익히면, 만둣국이나 떡국이 된다. 고기고명을 따로 만들고 달걀지단도 따로 부치면 더 좋은 비주얼을 낼 수 있지만, 간단하게 만들어도 충분히 맛은 있다.
아침은 귤 몇 개로 갈음하고, 점심에는 치팅데이처럼 튀김덮밥에 캐러멜마키아또와 스콘까지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 저녁은 계란국과 채소반찬으로 자연식물식에 가까운 식사를 했다. 오전에 기분 좋게 등산을 다녀왔는데, 엄지발가락에 문제가 생겼는지 통증이 있다. 자연식물식을 주로 하되, 때때로 자유롭게 먹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은 회복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발가락 통증은 좀 지켜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