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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Jul 18. 2024

자연식물식 9일 차


자연식물식 9일 차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로 식탁을 차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자연식물식에 적응이 되었다. 통곡물에는 백미보다는 현미가 맞는 음식인데, 아직 현미밥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변명거리가 있는데, 먼저는 가족들과 함께 먹는 밥이니, 거친 현미로 밥을 짓기가 신경 쓰이고, 자연식물식 이전에 했던 체질식(권도원 박사의 8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서 체질상 현미가 맞지 않았기 때문에 현미를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체질식을 한다면, 사실 콩이나 고구마, 당근도 나에게 맞지 않다. 오히려 자연식물식에서 허용하지 않는 생선이나 해산물이 잘 맞다. 자연식물식, 채소과일식, 체질식 모두 장점이 있고 효과를 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피상적인 정보만으로는 본인에게 어떤 것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직접 경험해 보아야 자기에게 정말 맞는 식이요법을 찾을 수 있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고는 식탁을 차리는 것도 편하고 속도 편하고 눈의 이물감이나 갈증도 감소되었다. 체질식을 하면서 이미 10킬로가 빠졌는데,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다시 몸무게가 조금씩 감소하고, 아토피의 흔적도 확연히 사라지고 있다. 자연식물식 첫날은 양배추와 물만 먹으면서 디톡스를 해서 그랬는지 나른한 느낌이 있었다. 나른한 느낌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약간 남아있다. 누군가는 채식(정말 채소와 과일만 먹는 채식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통곡물까지 먹는 자연식물식을 포함함)을 하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하는데, 아직 정신이 맑아지거나 집중이 더 잘되는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의외로 마음이 편안하다. 몸이 편안해지는 것과 비슷하게 마음이 잠잠해지는 것을 느낀다.



오늘도 아침에 과일을 먹었다. 어제 미리 잘라 둔 자두와 복숭아가 있어서 편하게 먹었다. 점심은 돌김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다. 김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에어프라이어 바스켓에 세워 넣는다. 김이 쓰러지지 않으려면 양을 한 번에 넉넉하게 담아야 김끼리 서로 기대서 쓰러지지 않는다. 너무 적은 양의 김을 구우면 에어프라이어 안에서 김이 날리고 타버린다. 온도는 120-140도로 설정하고 2-3분 정도 구우면 잘 구워진다. 김구이에는 간장과 생들기름을 섞어서 곁들였다. 생양배추와 백김치도 꺼냈다. 의외로 생양배추이든 볶은 양배추이든 양배추를 김에 싸 먹으면 잘 어울린다. 저녁에는 아이들 오기 전에 국도 끓이고 따뜻한 반찬도 몇 가지 했다. 다시마와 국물멸치로 육수를 내고(멸치는 자연식물식에 맞는 음식은 아니지만 육수 정도는 그냥 사용한다) 감자를 크게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이다가 양배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서 슴슴한 된장국을 완성했다. 채친 양배추는 팬에 볶다가, 마지막에 올리브유와 간장을 넣었다. 아이들 반찬으로 계란찜에 명란젓 무침을 했다. 명란젓에 다진 파와 참기름, 참깨를 듬뿍 넣고 잘 섞어 주기만 하면 맛있는 명란젓 무침이 된다. 파와 참기름이 명란젓의 비린맛을 잘 잡아준다. 하루이틀은 냉장보관하면서 그대로 먹고, 며칠이 지나도록 남으면 찜기에 올려 10분 정도 쪄서 명란찜을 해 먹으면 새로운 맛이다. 계란찜은 다시마를 몇 조각 넣고 물을 끓이다가 멸치액젓을 조금 넣어서 간을 먼저 하고, 물이 끓어오르면, 풀어둔 계란을 위에 살살 부어서 익히면 된다. 달걀과 물의 양은 동량이거나 물의 양이 조금 더 적으면 좋다.


자연식물식 9일 차인 오늘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아침 몸무게가 어제보다도 줄었다. 눈의 이물감도 거의 없고 몸도 편안한데 감기가 올 듯 말 듯하다. 목이 좀 컬컬해서 낮에 만들어 둔 자두청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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