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무조건 끄덕끄덕, 자기 편을 들어주는 모습을 상상하셨나요? 그런데 이런 긍정은 오래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속으로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고요.
우리는 언제 외부의 인정을 얻고 싶어질까요? 바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믿지 못할 때입니다.
이전 영상에서 나르시시즘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는데요. 진짜 모습으로는 인정받지 못할까 봐 과장하고 부풀리다 보니 겉으로는 잘난 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죠.
무조건 자기 편들기도 이것과 비슷합니다. 속으로는 자신을 부정하면서 믿지도 않는 긍정 확언을 수백 번씩 필사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런 강요는 우리에게 힘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이때 이런 억지 편들기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기 긍정’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떤 증거를 대지않고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자신의 어떤 모습도 부정하지 않는 것이 바로 ‘자기 긍정’입니다.오늘은 우리에게 진짜 힘이 되어줄 ‘진짜 긍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긍정과 우월감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준점을 만들어 놓고 더 낫다 혹은 부족하다를 판단하려다 보면 우리는 주변 상황에 따라 괜찮기도 아니기도 한 상태를 오락가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오락가락하는 마음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남들이 보기에 아무리 멋진 사람도 스스로 자신을 믿지 못하면 그 사람에게는 늘 자신을 설득할 증거가 필요합니다. 쌓아도 쌓아도 끝이 없으니 계속 더 확실한 증거,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근거를 찾게 되고 점점 높아지는 목표에따라 필연적으로 실패하는 일이 잦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의 만족감은 달성한 그 찰나의 순간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감정에 불과한 것으로 전락해버리고, 그렇게 우리 뇌는 좌절하는 뇌로 길들여집니다.
완벽해지기 전까지 부족한 자신을 부정하고 채찍질하고 그 수치심을 에너지로 버티다 보니 매 순간이 극기훈련입니다. 해야 할 일로 머릿속이 가득한데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는 상태, 그 상태로 전력 질주하는 거죠. 그러다 잠시 멈췄을 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혹시 그다음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이때 에너지가 다 고갈되었으면 번아웃.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요?
아마도 절대 자기합리화하지 않겠다며 다시 채찍질을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 아닌가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대인의 대부분이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부족한 나를 인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자기수용'을 '자기합리화'로 오해하기 쉬운데요. 우리가 이렇게 무서워하는 자기합리화와 자기긍정감은 어떻게 다를까요?
자기합리화 vs 자기긍정감
자기 긍정은 평가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나의 상황과 처지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데요. 예를 들어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안 하면 절대 안 된다', '반드시 해야한다'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은 안 해도 될 핑계를 찾는다면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다음으로 미룰만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스스로 다시 한번 물어보세요.
내가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
무엇을 얻게 될까?
일주일, 한 달, 일 년 후 나는 이 일로 인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이 질문에 충분히 에너지를 쏟으면 우리는 두 가지 결론을 얻게 됩니다. 하나는 이 일을 계속 할 만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일단 한 번 해 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추진력이 생기고 원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면서 내 안에 충분한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런 초능력을 되찾는 과정을 우리는 동기부여라고 말합니다.
둘째로 자기합리화의 필요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못하는 일이라고 미뤄왔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끝까지 내려가보니 지금 애쓰는 일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끝그림이 그려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꼭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이 일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 말고는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할 때 내 모든 생각과 모든 감정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모든 면을 긍정할 때, 그때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나게 됩니다. 안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밀어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힘을 되찾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긍정의 힘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를 인정했던 경험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나를 보는 방식이 다른 사람을 보는 방식을 결정짓고, 그 방식대로 관계가 만들어지고, 우리 주변의 세상은 그렇게 구성됩니다. 좋은 사람 주변에는 늘 좋은 사람이 함께하기 마련입니다.
자기 긍정은 혼자서 행복해지려는 ‘마음 수양’이 아닙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잇는 시작점입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관계 속의 자기 긍정에 관해 좀 더 이야기 나누고 이런 감각을 어떻게 깨울 수 있을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더 유익한 시간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