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무비 1cm 01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트앤노이 Nov 21. 2020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이 딜레마

소셜 딜레마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 2020)


언젠가 AI가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 오면 어떨까요? <터미네이터>나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본 것처럼, 지능을 가진 로봇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모습과 유사한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소셜 딜레마>를 보면 AI에 우리의 생활을 이미 점령했다는 섬뜩한 사실에 마음이 철렁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하루 평균 내 인스타그램 접속 시간은 몇 번인지 점검했습니다. 또 하루에 SNS를 몇 번을 열어보는지 곱씹었습니다.) <소셜 딜레마>는 나도 모르는 새 AI(또는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우리의 생활과 생각을 적나라하게 모두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을 디자인한 사람들의 고백

트리스탄 해리스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사람으로 전 구글의 디자인 윤리학자라는 다소 생소한 직무를 맡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구글의 G-Mail 팀에서 업무를 진행하며 메일의 박스 컬러 등에 대해서 다루던 중, 누구도 “이메일 중독”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을 보았고 구글의 모든 직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결국 바뀌는 것은 없었죠. 매일 아침, 메일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메일을 새로 고침 하는 등 이메일 중독에 대해 트리스탄 해리스는 이것을 만든 구글의 도덕성을 강조하며, 사람들이 이메일에 중독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고작 20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 20억의 넘는 사람들의 아침을 깨우고 그들의 생활 패턴을 설계하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섬뜩한 이 현상에 대해서 전적으로 만든 사람의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양심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런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소셜미디어를 만든 사람들도 한 목소리를 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만들어 낸 모두가 실리콘밸리의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엔 자신들도 소셜 미디어의 순 기능을 생각했다네요. 좋아요를 눌러서 누군가의 관심을 촉발하고, 더 나아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모금 활동 등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미래를 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미국의 10대 소녀들의 자살률은 SNS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해부터 훨씬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현상이 소셜미디어와 관련이 없을까요?  좋아요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되어 남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지속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소셜미디어의 알림으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질 못하는 사람들의 각 개인의 문제와 함께 극단으로 치닫는 의견의 갈림과 가짜 뉴스의 활보 등 전반적인 사회 문제에서 소셜미디어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고 그들은 이야기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돈을 버는 방법

소셜 미디어가 돈을 벌어들이는 원리를 알고 있으신가요. 바로 “광고”입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대중이 곧 상품이고, 광고주는 소셜미디어에 돈을 지불하면서 이 플랫폼들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죠. 소셜 미디어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플랫폼에서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클릭하도록 유도하여 사용자가 머무는 시간을 증대시킵니다. 이는 더 많은 이들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광고에 더 오랜 시간 노출될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들과 가짜 뉴스들이 여과 없이 사용자에게 전달됩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한 시스템이 계속 그가 관심 있어할 법한 내용만을 추천한다는 것, 두 번째는 이런 걸러진 콘텐츠와 정보를 접한 사용자는 필연적으로 한쪽 방향으로 만 생각을 하며 개인의 사고 확장을 침해받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을 분극화 시킨다는 것이죠. <소셜 딜레마>는 이런 현상들이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셜미디어는 계속해서 사람들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좋아요, 재생한 콘텐츠, 관심 주제 등을 끊임없이 수집하며 그가 그 주제에만 계속 빠져들도록 준비하고 있죠. 알고리즘은 그가 깊은 관심을 보일수록 더 많은 콘텐츠를 제안하며 광고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려버리고, 더 자극적인 것을 준비하며 헤어 나올 수 없도록 구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돈을 벌죠. 


순수한 지식과 정보 습득 등 지극히 개인적인 콘텐츠들을 개인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거나 음모론, 가짜 뉴스일 경우 문제가 커집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지구 평면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죠. 또 피자 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다는 힐러리 클린턴의 가짜 뉴스도 있습니다. 현 시국에선 코로나 음모론 등 다양한 가짜 뉴스가 여과 없이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콘텐츠 노출로 그들을 그것을 진짜로 믿고, 자신이 믿는 것을 정의라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만든 사람은 그것을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를 만든 모든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셜미디어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추천이 아니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소셜미디어로부터 모든 알림을 끄고, 유튜브 영상 추천 기능을 끄고, 아이들에게 접할 기회를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한 번 더 놀랐던 사실은 구글 검색이었는데요. 만약 구글로 “기후변화”를 검색한다면 구글은 사용자의 접속 지나 성향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위키디피아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이들은 검색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가 찾은 것과 다른 것까지 꼭 찾아볼 것을 당부합니다. 


잘 기획된 다큐멘터리

좋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기획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소셜미디어를 만든 사람들의 생각을 직접 들으면서, 그간 마주하기 꺼렸던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생각할 기회를 던져줬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인터뷰이로부터 “한국”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한국과 관련된 사람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나 생각이 들어 찾아봤는데요! 제프 올롭스키 감독이 혹시 한국계인가 찾아봤지만 정보가 없네요 ;_; 이전엔 산호초 탈색 과정을 기록한 <산호초를 따라서>, 기후 변화를 담은 <빙하를 따라서>등 환경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감독입니다. 이 두 다큐멘터리의 평도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하루에 소셜 미디어에 얼마나 접속하는지 순간 섬뜩하셨다면, 한 번쯤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시다면 <소셜 딜레마> 추천드립니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어 하루 종일을 봐도 지루하지 않은 그 플랫폼에 대해 궁금하셨다면, 매일 접속하는 소셜 미디어를 그만두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유익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면 <소셜 딜레마>로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주관 가득 별점 : ★★★★

-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추천!

- 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의견에 있어 굉장히 날카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 날카로움에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부터 서로의 의견으로 예민하게 날 서있는 사회를 마주하고 있는 이 느낌.. 왠지 슬픕니다.


*이미지 출처: <소셜 딜레마> 스틸 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