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마..아들..
고열과 저혈사이
내가 없어도 혼자서 잘 노는 아이.
그런데 오늘은 어쩐지 아침부터 계속 칭얼되더니 안아달라고 보채기까지했다. 얼마전까지 달고 살던 코감기가 이제 끝난거 같아서 안심했는데 또 다른곳이 아픈건 아닌지 걱정이 된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체온계로 아이의 열을 재어봤다.
그런데 처음 재어보니 35.3도...?!
뭐가 잘 못됐나싶어서 계속 재어봤는데
그래도
35.5도.
35.3도.
조금 올라갔다싶으면 35.7도.
혹시나 체온계가 고장난건 아닌지 나의 귀에도
체온계를 되어보았다. 그런데 36.8도 정상이다.
그렇다면 체온계 문제가 아니라 진짜 아이의 체온이 문제라는 말! 원래 아기들 정상체온은 36.5-37.5도 인데...지금 우리아이의 체온은 36도도 안되니 난 처음겪는 이 상황에 겁이났다.
그래서 아기체온 관련 검색을 해봤다.
아기 정상체온은 36.5-37.5도이고 저체온은 35도 이하 라고 적혀있었다. 아이의 체온은 아직 35도 이하는 아니라 저체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상체온도 아니니 난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저체온 증상
- 식은땀을 흘린다.
-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한다.
-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잔다.
-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신다.
- 힘이 없다.
위에 적힌 저체온 증상들이 모두 오늘 아이가 보인 행동들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낮잠도 10분 20분씩 자던 아이가 오늘따라 축 늘어져서는 힘없이 내품에 안겨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2시간을 잤다. 잘 자고 있구나 하면서도 난 아이의 그런 모습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한참을 자고 일어난 아이를 일으켜세워 다시 체온을 재어봤다. 그런데 처음에 35.9도이다가 10분 뒤에 다시 재어보니 34.9도가 나오는거 아니겠는가?!
34.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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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저체온이어서 병원에 꼭 가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헐레벌떡 준비하고 병원길에 나섰다.
아들 아프지마..!
병원가는 길은 차로 고작 6분거리인데 그 시간이 6시간은 걸리는거 같았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체온을 재어보시던 의사선생님. 다행히 선생님께서는 괜찮다고하셨다. 엄마가 안고가면서 그 사이 아이의 열이 조금 오른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어서 아이의 귀와 입속, 코 안을 검사하시던 선생님께선 환절기에는 온도차가 조금 있기에 아기들 체온이 그럴수도 있다며 오늘은 목욕시키지 말고 따뜻하게 해서 재우라고 하셨다. 그재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렇게 병원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온 아이와 나.
선생님께서 목욕은 시키지 말라고 하셔서 아이의 머리와 몸만 빼고 씻기고 거실에 앉혀놨는데 아이는 언제아팠냐는 듯 장난감을 가지고 잘 논다.
하지만...여전히 체온은 35.5....
아직 정상체온이 아니라 마음이 편치않았다.
아기들은 밤에 유독 많이 아프기도 하고 더군다나 얼마전까지 아이가 고열이었기때문에 아이가 잠들긴했지만 난 고혈과 저혈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감겨오는 눈을 악착같이 부릅뜨고 땀을 닦이고 또 닦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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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쓰디쓴 감기약을 삼켰다.
하필 지금 이순간
아파오는 내 몸을 탓하며 말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게 달라졌다...
아마...아이가 나을때 까지 아니 어쩌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챙길 수 있는 나이가
될때까지 엄마인 난 마음놓고 아플 수도 없을것 같다. 내 몸 보단 아이가 우선이기에...
그리고 아이를 챙길 사람은
엄마인 나 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아프지마 아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