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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부기 아빠 Oct 18. 2022

아내를 위한 밥상 - 우리 사이, 대하가 필요해

대하구이 & LA 갈비

(2022년 10월 14일 저녁식사)


  며칠 전 집안일의 분배와 그것에 대해 서로를 대하는 태도로 인해 다툼이 있었다. 아니 사실 아내보다 조금 더 깐깐한 나의 잔소리 때문에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그것이 누적되어 힘들어하던 중에 아내도 참지 않고 한소리 한 것이었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키우며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과 더불어 성장하는 아이의 운동신경과 활동반경에 비례해서 확장되는 어질러짐의 정도가 집안일의 절대 양과 빈도를 늘려주고 있다. 늘어나는 일의 업무 분배는 부부라는 관계 속에서 유동적으로 배분이 되고 있고, 그중 대부분은 아이와 오래 머무는 아내가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퇴근 후 그 외의 부분을 책임지며 조화와 적응을 이뤄가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힘든 부분과 각자가 고생한 부분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특히나 본인의 몸이 더 피곤하고,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는 자신이 더 고생한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부관계는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고, 배려하며,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의 관계는 더욱 성숙해져 가는 것 같다. 

  알콩달콩 소소하게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와는 다르게 나는 목적이 없는 대화를 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뚝뚝하거나 말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목적 없이 소소하게 대화하는 것을 잘 해오지 못했던 것 같다. 되레 쓸데없이 가벼운 농담이나 말장난은 많이 하긴 하지만, 대체로 나만 재미있고 아내는 재미있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내와 결혼하고 이런 부분에서 아내의 갈증이 있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번 다툼으로 인해 잠시 나에게만 집중되었던 시선을 아내의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아내와 조금씩 대화하며 서로에게 서운했던 부분들을 나누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가을은 대하의 계절이다. 아내는 갑각류를 좋아한다. 아니 해산물을 다 좋아하고, 갑각류도 좋아한다. 꽃게와 새우, 랍스터 등등 거의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이러한 아내에게 대하구이를 해주고 싶었다. 다툰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대하를 주문했다. 이틀 정도면 올 것 같다고 해서 주중 저녁에 먹으면 될 것 같았다. 마침 한주가 끝나는 금요일 오후 대하가 도착했다. 오늘은 새로운 한 주간 고생한 우리에게 풍성하고 맛있는 저녁을 준비했다.


  '우리 사이, 대하(대화)가 필요해' 




<재료 준비>

- 대하(사실은 흰 다리새우, 양식)

- 굵은소금

- 버터

- 다시마

- 라면








<시작>

1) 새우를 손질해야 한다. 

- 먼저 큰 그릇에 소금을 약간 넣고 새우를 담가 살짝 문지르듯이 씻어준다.

- 가위로 새우의 수염, 다리를 잘라주고, 꼬리 부분의 물총이라고 불리는 부분도 잘라준다. 그리고 머리 부분의 딱딱한 뿔도 잘라준다.

- 한 마리 한 마리 해야 하므로 품이 조금 든다.


2) 넓은 프라이팬에 굵은소금을 넉넉하게 깔아준다. 예열을 해서 소금을 약간 데워준다.



3) 손질한 새우를 가지런히 올려준다.



4) 뚜껑을 덮고 약 5분~10분 정도 익혀준다.



5) 새우껍질이 어느 정도 노릇해지면 뒤집어준다. 뚜껑을 여니 기가 막힌 향이 났다.



5-1) 새우를 뒤집고 뚜껑을 덮고 약 5분간 더 익혀준다.



6) 대하구이 완성. 모양을 보니 새우깡이 생각난다.



6-1) 나는 새우 머리는 먹지 않지만, 아내는 이것도 별미라고 해서 따로 버터에 볶아서 맛있게 먹는다. 그래서 머리만 따로 잘라서 버터구이를 해보려 한다. 이때 머리 부분을 자를 때 몸통의 살도 살짝 붙어있게 잘라줘야 나중에 먹을 때 더 맛있다고 한다.



7) 새우 머리 부분만 따로 잘 모은 후,



8) 프라이팬에 버터를 넉넉히 녹여준다.



9) 색깔이 약간 진하게 노릇해지도록 잘 볶으면서 구워준다.



10) 마침 며칠 전 어머니가 챙겨주신 LA 갈비가 있어서 함께 먹기 위해 구웠다.

- 중불에 갈비를 올려주고 약 10분 정도 구워준다.

- 한번 뒤집고 5분 정도 더 구워준다.

-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몇 분 더 구워준다.

- 가장 두꺼운 놈을 골라서 가위라 잘라 잘 익었는지 확인한다.



11) LA갈비 완성!



12) 준비한 대하구이, 대하 머리 버터구이, LA 갈비로 저녁 식사 준비 완성!



* 양념이 진한 음식들을 먹으니 얼큰한 라면이 생각났다. 마침 대하도 있겠다, 대하 라면을 끓여보자.

*1) 다시마를 넉넉히 넣고 물을 끓인다.


*2) 후레이크 스프와 라면 스프를 넣고 물이 끓으면 대하 투하!



*3) 어느 정도 대하가 익은 것 같으면 라면 투하!



*4) 대하 라면 완성!

- 다시마에 새우까지 넣어서 그런지 정말 시원하고 얼큰하게 맛있었다.



*느낀 점

- 어딘가 모르게 새우구이와 갈비구이가 잘 어울렸다.

- 갈비구이를 구울 때 남은 양념을 너무 많이 넣어서 그런지 양념이 셌다.

- 대하 머리 버터구이는 향이 너무 좋았다.

- 대하는 탱글탱글한 것이 참 맛있었다.

- 대하 라면도 못지않게 참 맛있었다.


** 함께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이 남은 우리 관계에서 끊임없는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우리 사이, 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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