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 2004년 여행했던 볼리비아를 다시 만났다. 익숙한 풍경과 아닌 풍경이 교차했다. 라파스가 택시 강도가 많다고 하여 새벽 버스에서 내려 택시 탈 때 얼마나 긴장했던가. 그나마 좀 힘이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 택시 기사님을 찜했으면서도 엄청 긴장하며 도착한 호스텔. 아직 어두운 새벽, 아무리 벨을 눌러도 대답은 없고 무슨 이유인지 택시 아저씨는 떠날 생각을 안 하고. 하지만 이 의심과 불안의 결론은 그저 호스텔 직원은 깜빡 잠이 든 것이었고 택시 아저씨는 내가 안전히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행은 나에게 어찌 보면 삶에 대한 신뢰를 조금 더 쌓아가는 일이었던 것 같다. 내가 좋은 마음을 잃지 않으면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는 믿음.
그런 믿음이 조금씩 희미해질 때면 여행이 가고 싶어 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