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he blind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삼열 Oct 08. 2023

빗속의 아이들


햇볕이 아까운 날이면  

흐드러진 햇볕 모아  

손바닥 담뿍 모아  

너를 그린다  

     

우리는 언제나  

비구름 이고 놀았지  

찰박찰박 물장구 치고 놀았지  

울며 놀았지      


한 뼘 너머 하늘을  

푸르러 외면한 우리는  

슬픔을 소꿉놀이하던  

빗속의 아이들    


먹구름 이불처럼 덮어쓴

빗속의 아이들은  

한 뼘만큼 세상에서 밀려나  

찰박찰박 물장구치며 놀았지     


젖은 어께 쓸어줄게  

젖은 발목 만져줄게  

모든 한 뼘 너머의 볕을  

너에게 줄게       


오늘같이 햇볕 아까운 날이면  

널어 놓은 이불 너머로    

흠뻑 젖은 네가 슬그머니

그리워 햇볕으로 너를 그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