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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blind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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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삼열 Oct 08. 2023

빗속의 아이들


햇볕이 아까운 날이면  

흐드러진 햇볕 모아  

손바닥 담뿍 모아  

너를 그린다  

     

우리는 언제나  

비구름 이고 놀았지  

찰박찰박 물장구 치고 놀았지  

울며 놀았지      


한 뼘 너머 하늘을  

푸르러 외면한 우리는  

슬픔을 소꿉놀이하던  

빗속의 아이들    


먹구름 이불처럼 덮어쓴

빗속의 아이들은  

한 뼘만큼 세상에서 밀려나  

찰박찰박 물장구치며 놀았지     


젖은 어께 쓸어줄게  

젖은 발목 만져줄게  

모든 한 뼘 너머의 볕을  

너에게 줄게       


오늘같이 햇볕 아까운 날이면  

널어 놓은 이불 너머로    

흠뻑 젖은 네가 슬그머니

그리워 햇볕으로 너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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