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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뭔들 Nov 14. 2021

드라마 제작 PD가 되기 위해서는 2

제작 PD가 갖추고 있으면 좋을 것들 ②

지난 편에는 드라마 제작 PD가 갖추고 있으면 좋을 것들로,


1) 커뮤니케이션 스킬

2) 엑셀 등 문서 작업 스킬

3) 사교성 x 친화력 스킬을 언급했다.


그러면 또 다른 제작 PD가 갖추고 있으면 좋을 것들에는 뭐가 있을까?




4. 체력


앞서 3가지와 다르게 가장 늦게 언급했기 때문에 가장 우선순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체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 중 하나인 <미생>에선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 말은 곧 제작 PD에게도 해당된다.

촬영 여건 상 새벽에 일어나야 하기도 하고, 밤새 촬영을 해야 하기도 하고, 그런 일이 이틀, 혹은 삼일 연속 일어나기도 하는 그야말로 '강행군'인 드라마 현장에서 제작PD로서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하려면, 누구보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 비단 현장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요즘처럼 사전 제작이 보편화된 드라마 현장에서도 주 52시간이 정착되긴 했지만, 그래도 기나긴 마라톤 레이스를 안정감 있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체력이 뒷받침되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잔병도 많이 치르게 되고, 잔병이 많을수록 체력이 약해져 두배 세배로 힘들어지곤 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체력을 기르는 게 좋을까?

아무래도 운동이 제일이라 생각한다.

운동은 각자 알맞은 걸로 하면 된다.

조깅(러닝)을 해도 좋고, 자전거를 타도 좋고 피트니스를 해도 좋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동이라면 그 어느 것이든 좋다.


걷는 동안엔 생각 정리가 잘 되어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 Google image


참고로 나는 걷기와 필라테스를 병행하고 있다.

가끔 시간이 맞지 않을 땐 유튜브를 보며 홈트레이닝을 하기도 하고, 동네 뒷산을 가볍게 오르며 트래킹을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도 촬영을 나가기 전인 프리 프로덕션 기간은 물론이요, 

촬영이 진행되는 프로덕션 기간엔 촬영이 없는 날에 틈틈이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5. 드라마에 대한 애정 /  감각


드라마 제작PD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이야기는 빼놓으면 안 될 것 같다.

아무래도 드라마 실무에 대한 이야기만 했는데, 정작 다루고 있는 콘텐츠를 모르고서는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좋아하고,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드라마를 볼 줄 알고 분석할 줄 아는 감각적인 면도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드라마 제작PD는 한 편의 드라마를 '실물로 만드는 과정'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관리자'의 역할이 크지만, 결국 그 드라마를 볼 줄 알아야 스탭들과 이야기하고, 때론 업체들과 이야기를 하기 용이한 면이 있다.


한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어떻기 때문에, 혹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팀에게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도와줘야 하는 지에 대하여 설득하기도 쉽고, 때론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촬영적인 부분이나 혹은 이야기 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있을 때, 스토리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범주 내에서 가능하도록 수정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드라마를 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 자기가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일을 하기 어렵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고강도 업무 강도와 고스트레스 직업군인 드라마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만이 조금 더 버티고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다.


이건 어느 직군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힘든 여정을 조금 더 헤쳐 나갈 수 있다.



6.  그 외 추천 스킬


(1) 운전 능력

  - 현장에서는 제작부들의 '기동성'이 중요하다 보니, 제작부 전용 봉고로 다니는 팀도 있지만, 차량을 렌트해서 직접 운전하며 다니는 팀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을 할 줄 안다면 '조금 더' 일 잘하는 제작 PD로서의 여건을 갖출 수 있다. 운전을 못 한다고 해서 제작PD일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제작PD에게 운전 능력은 옵션이다. 


(2) 협동심 / 팀워크 마인드

 -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PD 1명, 감독 1명이 잘해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드라마 엔딩에 올라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보라. 그렇게 많은 200명, 300명의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이 '한 편의 드라마'다. 드라마를 만드는 게 나 하나가 잘 나서가 아닌, 모두가 잘 나서 만들어가는 '팀워크'(Team-Work)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3) 회계 능력

 - 제작 PD는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보니, 전체적은 드라마 제작 예산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두면 좋다. 꼭 필수는 아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을 미리 공부해 놓고 들어갔는데, 처음 라인 PD로 현장에 들어갔을 때보다 조금 빠르게 돈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후에 제작총괄, 프로듀서의 관리자 직책까지 올라갈 생각을 한다면, 미리 공부해두면 좋을 것이다.


 (4) 외국어 (영어 외) 스킬

  -  현장에서는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100만 분의 1 확률로 존재한다. 외국어가 드라마 제작에서 필요할 때는 담당하는 팀이 별도로 있거나 혹은 외부 전문가를 초대해 자문을 받거나 하는 식으로 사용한다. 영어가 필요한 순간은 딱 1번 있었다. 스태프들과 함께 외국으로 포상휴가를 갔을 때였다. 외국 가서 밥은 먹어야 하니까. (하지만 촬영하는 도중, 외국인이 지나가면서 지금 뭐 하는 거냐, 주인공은 누구냐고 등등 영어로 묻는다면? )


(5) 글쓰기 능력

 - 제작 PD가 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말 있다면, 공문을 발송할 때와 메일을 쓸 때, 그리고 업무 관련 내용으로 카톡을 쓸 때다. 물론 어떤 사람은 같은 말을 해도 두서없이 전달하는 경우가 있어,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걸 방지하려면 '직장인용 글쓰기 능력'을 배워서 길러두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글쓰기 역시 지난 편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들어가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 중앙시사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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