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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Sep 15. 2020

쿠바에 왔다

쿠바에도 에어비앤비가

쿠바 하바나 근교의 에어비앤비 숙소

멕시코시티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칸쿤까지 갔고, 칸쿤에서 새벽시간 레이오버를 한 후 아침 비행기로 쿠바에 도착했다. 쿠바의 일정은 열흘 가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일정을 조금 더 길게 잡았어도 좋았겠다 싶다. 사실 쿠바를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있었다. 일단 쿠바에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기 힘들 거라는 사실과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네 개의 도시를 둘러보려고 계획을 세웠었다. 조금 바쁜 감 없지 않았지만 그렇게 빠듯하기만 한 시간아니었다. 인터넷 사용이 불편할 거라는 생각에 쿠바 여행 관련 블로그와 필요한 여행정보를 모조리 다운로드해서 핸드폰에 저장시켜 놓고 맵스미라는 오프라인 지도도 새로 깔았다. 물론 구글맵의 오프라인 지도도 같이 다운받았다. 처음 2박 3일은 하바나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에어비앤비를 검색하니 상당히 많은 하바나의 까사들이 올라왔다. 그중에 리뷰가 가장 좋고, 저렴하고, 주인이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Sita의 숙소를 골랐다. Sita와는 에어비앤비 앱을 통해 미리 소통했는데 본인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는 택시를 섭외해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택시비가 30 cuc(= 30 usd). 첫날부터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을 듯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모든 여행을 다 마치고 뒤돌아 보니 좀 호갱이 되었던 지출이었다. 그렇게 콜택시를 부르지 않았더라도 공항 앞 합승택시를 이용해서 조금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돌아갈 때는 하바나의 까사에서 섭외해준 택시에 한국 여학생 한 명과 십 불씩 나눠내고 합승을 했다.

에어비앤비는 쿠바 내에서는 다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미국의 규제 때문이었는지 결재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다. 산타클라라까지는 예약을 해 놓았고 그 다음 트리니다드와 시엔푸에고스, 그리고 다시 하바나의 숙소는 현지에서 바로 해결해야 했다.

에어비앤비의 소개에는 숙소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알고보니 무료가 아니었고 그 마저도 Sita아들의 폰에서 테더링을 받아서 이용하는 거라 너무 느렸다. 결국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별도의 선불카드를 사서 공용 인터넷 존에서만 사용해야 했다. 리뷰에 타의 식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사는 손님이 원하면 6불을 받고 준비해 줬다. 한번 먹었는데 6불짜리 조식치고는 훌륭했다. 칸쿤 공항에서 노숙을 해서 꽤 피곤했다. 두 시간 정도 낮잠을 청한 후 타에게 로컬버스 이용 방법에 대 설명을 듣고 하바나로 향했다.


숙소 근처의 오래된 아파트.
마차가 실제 중요 교통수단이다.
쿠바 아파트의 외관은 보통 이렇다.
쿠바의 열대기후를 실감하게 된다.
또 다른 마차. 지나치는 트럭이 마차의 느린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제법 마구들이 잘 갖춰져 있다.

지도와 리뷰를 보고 숙소의 로케이션이 그런대로 괜찮을 거라 생각했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 동네는 하바나의 동쪽 끝에 있는 변두리였다. 버스를 타고 30-40분을 나가야 하바나 시내에 이른다. 가능하면 하바나 시내의 숙소를, 한국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까사를 선택하는 게 초보 여행자에게는 여러 가지로 이득이 있다. 멕시코에서나 쿠바에서나 결과적으로 나는 한국인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곳을 숙소로 계속 선택했다. 덕분에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변두리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 보기는 했지만 여행 간에 누군가를 만나고 소통하는 기회는 드물었다.

내가 머문 숙소 주변은 시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배드타운이었다. 길에는 오래된 트럭, 오래된 버스, 오래된 승용차들이 간간히 달렸고 마차들이 같은 도로를 천천히 오갔다.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공원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바쁘고 초조한 느낌은 하나도 없이 평화롭고 한가해 보였다.

드디어 쿠바에 온 것이다.

동네 간판
쿠바의 색감.
버스를 기다리는 여인.
버스를 기다리는 여인 2.
화창한 아침 풍경.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원.
이 아파트가 처음 지어졌을 때가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리어카에 프로판 가스를 실어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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