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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Oct 02. 2020

소나기가 내린 후 하바나

차이나타운

비 오는 날의 흑백사진은 늘 좋다.
화인가. 사람이 빛나는 거리라는 뜻인가? 쿠바에도 차이나 타운이 있다.

T1 투어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졌다. 센트럴파크 모서리에 위치한 플라자호텔 안으로 몸을 피했다. 여기에서 와이파이 카드를 몇 장 구매했다. 카드는 한 장당 한 시간 사용할 수 있고, 가격은 1 쿡이다. 와이파이존에 가서 인터넷을 연결하면 와이파이 카드 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는데 번호는 즉석복권처럼 은박으로 덮여 있는 곳을 살살 긁으면 나타난다. 번호까지 긁히지 않도록 조심해서 긁어야 한다. 와이파이존은 곳곳의 공원 같은 곳 혹은 호텔 로비에 마련되어 있다. 플라자 호텔 로비는 와이파이 신호가 좋은 데다가 다른 호텔들처럼 자리 차지하고 있다고 눈치 주는 사람이 없고, 앉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같은 관광객으로 보여서 편안했다. 소나기는 잠깐 사이에 그쳤다. 호텔을 나와서 까삐톨리오쪽으로 걸어갔다. 그쪽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화인가라고 쓴 간판이 멋진 중국식 Gate가 나타났다. 대로변을 가로질러 세워진 대문이 만들어준 기대감과 달리 중국식당이 밀집해 있는 작은 골목이 차이나 타운의 전부다.

까삐톨리오 뒤쪽의 동네들은 오비스포의 세련된 분위기와는 다소 달랐다. 건물들은 낡아 있고, 군데군데 폐허처럼 한쪽이 무너져 내린 건물들도 더러 있었다. 슬럼가 같은 분위기의 골목 느낌과는 다르게 오가는 사람들은 활발해 보였다. 한창 지붕 보수 공사 중인 까삐톨리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관광지의 느낌이 물씬 난다. 어디를 걸어 다녀도 멕시코시티와 같은 불안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비로 젖어 있는 하바나의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은 후 나는 오비스포로 향했다.

물웅덩이에 비친 차이나타운 대문.
오비스포쪽과는 다른 느낌의 하바나 골목.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실제 스쿨버스로 쓰이는 걸까?
이런 수레들의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모두 수제라는 얘기.
과일인가? 비를 피해 있다가 이제야 나오는 듯.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
깔끔하게 페인팅된 건물. 호텔인가?
찰스턴의 Rainbow Row가 연상되는 건물들.
우리나라나 일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가 무단횡단에 관대한 편이다. 비보호 좌회전 같은 개념이랄까.
까삐톨리오 앞마당의 칸나 정원.
까삐톨리오
멕시코시티 독립기념비와 같은 천사상으로 보인다. 
석조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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