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안 되는 나...
나의 보금자리인 실평 9평의 오피스텔이 최고인 것은
해운대 바다와 광안리 바다를 비스듬히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비록 불편한 3개의 높은 빌딩에 부분적으로 가려지지만
그래도 너무 자주 하는 불꽃놀이가 그냥 보인다는 것이다.
전에는 불꽃놀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불꽃축제에 가서는 아이들이 어떤 표정으로 보는지가 더 궁금해
하늘을 쳐다보는 것보다 아이들을 봤던 것이 더 기억에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 엄마들이 분담해서 자리를 잡고 먹을 것을 챙겼는데
오사카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강에서 매년 했던 불꽃놀이에
또래의 5 가족 정도가 모여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 보여 줬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차분하게 즐겨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일본이 잘 살던 때여서 그랬는지 불꽃이 한 시간 넘게 텨졌었다.
미국에 가서 처음 맞은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 축제가 있다며
빨리 가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말에 서둘러 나름 준비를 해서 갔는데
저녁이 되어 추워지니 다들 들고 온 담요를 덮어서 많이 충격을 받았다.
첫 경험이어서 두툼한 옷도 넉넉한 먹을거리도 없이 구경을 했었는데
몇 년간 이 기념일에 하는 불꽃놀이를 동네의 커다란 공원에서 즐겼었다.
그러니까 불꽃놀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람은 아닌데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면 불꽃이 보이고 그러면 방안의 불을 끄고
창문에 붙어서 벌을 서듯이 꼼짝을 못 하고 끝나길 기다린다.
누가 그러라는 것도 아닌데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을 거부할 수가 없다.
작년의 부산 불꽃 축제는 미리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가 즐겼었는데
힘들이고 돈 들여서 직접 가서 보는 것과는 웅장함에서 엄청 차이나지만
멀리서 터지는 불꽃을 보면서 가까이에서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편안하게 집안에서 즐기는 만큼 이 정도면 과분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무슨 불꽃놀이가 이렇게도 많은 건지 소리가 들려 혹시나 했더니
정말 불꽃이 피어올랐고 계속되어서 나는 얼음! 이란 말에 굳어버린 듯
끝날 때를 기다리며 꼼짝을 못 하고 서 있는 내가 한심하게 보였는데
불꽃은 소리로 들으면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나이 탓인지 내가 스스로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왜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면서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에 잠기는데
용기를 내어 터지는 소리에도 딴짓을 하고 있으면 후회를 할 것 같아
그러려면 차라리 보고 있자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