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그리운
가끔씩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는 꿈을 지금도 꾼다. 오클랜드에서, 크라이 처치 공항으로 그리고 네이피어 공항으로 도착한 곳. 내가 왜 이 먼 곳으로 왔을까. 방황은 아니었다. 목적이 뚜렷했으니 말이다. 그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잊지 못할 정도로 잘해준, 이방인이 아닌 손님으로 대해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몇 년 전 홈스테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 은행원에 다니던 딸 식구들이 그 집에서 생활하겠지. 한 때는 그곳에서 꿈을 키웠다. 열심히 공부하고, 풍경을 눈이 담았다. 열심히 한 덕분인지 지금도 뉴질랜드 생활이 눈에 선하다.
세상은 넒고, 할 일은 많다. 참이다. 진부하지만 참인 것을 확인하였다. 세상은 어떻게 흘러 갈지 내 앞날에 펼쳐질 세상들이 내가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과 한 발을 내딛는 용기가 있다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정말 많다.
뉴질랜드를 떠나온 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추억과 추억을 공유할 친구는 남았다. 네이피어라는 공감대는 우리의 연을 지속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만큼 그때 그 추억은 굉장했다.
20년이 지나면, 함께 뉴질랜드에 다시 가자고 약속했다.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