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팀장은 현재진행형
11.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시즌1을 마치며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이 시행됐다. 법에서 정한 괴롭힘의 범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법이라는 테두리가 생겼기에 나름 발전적인 근로 조직 문화를 꾀할 수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법보다 앞선 변명거리로 무장한 가해자, 회사의 은폐 시도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다. 더구나 법 절차에 따른 보상 및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피해자가 해당 사실에 대해 입증해야 한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근무환경 악화에 대한 명확한 근거, 객관화된 증빙자료는 사실 존재조차 만만치 않다. 법으로부터 보호받기는 쉬운 상황이 아니다.
특히, 소시오패스 팀장이라는 특성상 법적으로나 맞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무턱대고 돌진했다가는 자신의 행위나 의도에 대해서 부정하고, 오리발을 내밀며, 책임을 당사자에게 전가할 것이다. 그리고 법적으로 교묘하게 자신의 행위를 벗어나는 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할 것이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만반의 증거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계획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해자에 대한 대응보다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을 선택했다. 소시오패스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피해자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들이 자신을 탓하지는 않았고, 회사를 나가서도 죄책감을 털어내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다행히 내 바람은 통했다.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지지와 공감을 보내주었다. 이러한 공감과 지지는 글을 신나게 작성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쏟아지는 소시오패스 팀장에 관한 이야기들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초기 기획했던 10가지 유(나르시시즘, 미친 성향, 허세, 가스라이팅, 감정기복)/무(무례함, 무공감, 무능함, 무체계, 무책임)를 벗어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꽤 많았다. 또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이야기를 다루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조심스러운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과 능력이 꽤 소요되더라도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보낸 지지에 보답하고 싶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야기의 시즌2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소시오패스 팀장은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그들은 승승장구하며 타인의 공로와 업적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며 살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도 일부는 소시오패스 팀장의 업적을 인정하고, 대단하다 여겨준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밑바닥을 드러내고, 인과응보를 겪을 예정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하는 이야기 두 번째를 앞으로 준비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고민하며 새로운 유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