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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정안 Jun 25. 2023

크리스마스 동화 _ 정정안

2023 매일신춘문예 동시 


분홍신을 신은 꼬마유령



크리스마스 동화      

정정안           



불빛이 하나씩 늘어가

친구들이 모이는 깊은 밤

유령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 

꼬마유령의 이야기를 아니?

덮어쓴 하얀 천이 바닥에 끌리는      


발소리 없이

굴뚝에 오르고 

트리 주변을 걸어 다니지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어 

두 발을 본 적도 없단다

하얀 천 때문에      


“꼬마유령은 언제 어른이 되나요?”     


글쎄, 그건 아무도 몰라 

꼬마유령은 아직도 꼬마유령이거든      


그날 밤

졸린 눈을 비비던 아이는 

몰래 대문을 열고 나와 

털신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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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동화」는 따뜻함을 나누고 싶어서 쓰게 된 동시입니다. 진심을 더 꺼내놓자면, 아무도 안 추우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아무리 유령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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