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신을 신은 꼬마유령
크리스마스 동화
_ 정정안
불빛이 하나씩 늘어가
친구들이 모이는 깊은 밤
유령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
꼬마유령의 이야기를 아니?
덮어쓴 하얀 천이 바닥에 끌리는
발소리 없이
굴뚝에 오르고
트리 주변을 걸어 다니지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어
두 발을 본 적도 없단다
하얀 천 때문에
“꼬마유령은 언제 어른이 되나요?”
글쎄, 그건 아무도 몰라
꼬마유령은 아직도 꼬마유령이거든
그날 밤
졸린 눈을 비비던 아이는
몰래 대문을 열고 나와
털신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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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동화」는 따뜻함을 나누고 싶어서 쓰게 된 동시입니다. 진심을 더 꺼내놓자면, 아무도 안 추우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아무리 유령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