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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정안 Jun 25. 2023

발바닥 _ 정정안

《시와동화》봄호(2023) 수록

   

흐릿한 발자국




발바닥

_ 정정안



내일 아침

내가 네 명이어도 놀라지 마요    

  

아까 집에 올 때 손톱을 숨겼거든요

운동장에 하나

미끄럼틀에 하나

골목에 하나     


손톱 먹은 쥐들이 나로 변신 중이에요     


걱정 말아요, 엄마 

나는 내가 여러 명이면 좋겠어

우리는   

손가락 걸고 

비밀도 털어놓을 거야     


나를 못 찾겠다면

발바닥을 봐요     


좋아하는 이름을 써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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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먹은 쥐가 나로 변신하면 너무 좋겠다, 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도대체 왜 좋을까?’라는 의문이 따라왔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라면 비밀을 공유할 진짜 친구가 필요했을 거예요. 그래서 화자에게 비밀을 털어놔도 안심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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