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는 5인조 보이그룹으로 공식색은 하늘색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쭌형(박준형)은 팀의 리더로 랩을 담당했다. 지금은 왕성하게 유튜버로 활동을 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 god 인기가 정점을 찍었을 때 열애설이 터지면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그 당시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 서른두 살이에요. OK?” 이 말을 한 모습이 여전히 짤로 떠돌고 있다. 그 당시, 연예인 신비주의 컨셉이 유행을 하고 사생활이 철저히 감춰져 있을 때 팬들은 “우리 오빠”라고 말하며 환상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박준형이 처음으로 공개연애를 하면서 팬들의 분노를 샀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저 웃픈 사건이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god 멤버들의 의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천의 얼굴 윤계상. 그는 나의 학창 시절에 내 친구들을 비롯한 많은 소녀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얼굴도 잘생겼는데, 노래까지 잘하니.. 사기캐가 따로 없었다.
그래서 2004년에 돌연 연기자가 되겠다고 god를 탈퇴했을 때, 소녀팬들의 엄청난 미움과 원망을 샀다. 나중에 god 탈퇴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예계 은퇴를 결심해서였다는 이유를 밝혔을 때, 뒤늦게서야 그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먼훗날이 된 지금은 다섯 명이 콘서트를 하며 활동을 하는데 그 모습이 여간 따뜻할 수 없다. 역시.. god는 영원한 5인조이다.
그리고 메인 래퍼이자, 절대조각으로 불렸던 데니 안. 나의 혈육이 좋아했던 멤버였다. 그는 박준형과 고종사촌이라고 해서 놀라움을 사고는 했다. 비주얼도 다르고, 나이도 9살 차이 나는데 함께 같은 그룹으로 활동하다니..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데니의 매력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하자면, 다정한 목소리이다. 랩을 할 때는 몰랐다가 나중에 데니의 키스 더 라디오 애청자였던 나는 그의 목소리에 빠져들어서 나의 혼란스러운 10대를 지탱해 주었다.
god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멤버는 왕엄마로 불렸던 손호영이다. 그 당시 손호영은 <god의 육아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재민이를 가장 잘 보살폈다. 내가 손호영을 좋아했던 건, 다정함이었던 것 같다. 재민이가 처음으로 손호영에게 “엄마”라고 할 정도로 재민이에게도, 방송에서도 항상 웃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에게나 아픈 과거나 상처가 하나씩 존재하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god 나의 최애 멤버가 되었다. 거기에 노래까지 잘하니.. 부족한 게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막뚱쓰이자, 곰 별명을 가진 김태우. 그는 자신만의 음색과 가창력으로 메인보컬을 맡고 있다. <god의 육아일기>에서 육아에 서툴고, 재민이와 친해지지 못해 왕엄마 손호영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나중에 그는 솔로 활동을 했지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그의 노래는 <사랑비>와 스케치북 방송에서 부른 <이 노래>이다. 스케치북에 나온 김태우는 자신이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지만, 박진영은 부와 명예를 가져서 어울리지 않다며 2AM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게 한이 맺혔는지 스케치북에서 김태우는 <이 노래>를 불렀는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막을 내린 스케치북 프로그램에서 내가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이다.
<이 노래>는 좋아하는 연인에게 해주고 싶은 게 많지만, 자신의 형편으로 인해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며 고백을 하는 가사이다. 김태우가 이 노래에 끌렸던 건, 아마 자신이 그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god는 연습생 시절과 데뷔초 때 정말 많이 고생을 했다. 먹을 게 없어서 항상 배가 고팠고, 프로듀서 박진영에게 스파르타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들의 서러운 썰은 많은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그들이 부른 <어머님께>, <거짓말>, <촛불 하나> 등의 노래는 단순히 노래로 귀에 들리는 게 아닌, 우리의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국민 가수가 된 god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그들의 노래는 아직도 내 플레이리스트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의 방송 모습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떠서 god를 좋아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내가 god를 좋아하는 건 비주얼, 가창력,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사 등등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건 어려움이라는 서사이다. 이별을 해본 사람이 이별의 감정을 가장 잘 알고, 배가 고파본 사람이 배고픔을 잘 아는 것처럼 그들의 어려움이라는 서사는 나와 god의 아주 작은 교집합으로 남아있다. 어려움이 닥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노래를 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그들을 어찌 안 좋아할 수 있을까? 내가 힘들었던 시절, 잘 극복해낸 god를 바라보며 나 또한 잘 극복해낼 거라고 희망을 가지며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일어서는 방법을 터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