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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Dec 25. 2023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이 대사는 봄날의 간다에 나오는 대사이다. 연인 사이에서만 이런 말을 쓰는 게 

아닌, 좋아하는 연예인에게도 이런 말을 쓰게 된다. 사실, 연예인과 팬들의 관계는 참 이상하다. 실제로 만나기도 어렵고, 영상 속 모습만을 보면서 팬들은 초동 판매수를 올리기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우리 애들 기죽이기 싫다고 무한 스트리밍을 돌리고, 새벽에 음방(음악방송) 대기 줄을 서서 애들 무대가 시작되면 온 힘을 다해 소리치며 응원을 하고는 한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이 사랑을 일방적인 관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가수들은 팬들에게 주는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나는 게 팬들이다. 아무도 나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지 않고, 내 마음을 아무도 몰라주는데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는 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처럼 위로를 해준다. 부정적이었던 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는데, 어떻게.. 그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와 함께 같은 세대로 보내온 아이돌은 마치, 영혼의 소울메이트와 같다. 단점은.. 나는 그들을 아는데, 그들은 나를 모른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좋은 걸. 


그런데, 내 사랑이 변하게 되었다. 

god 오빠들과 멀어지게 된 건, 내가 고등학교 때 갈 무렵이다. 그 당시 아이돌판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데니의 키스 더 라디오는 2006년에 끝이 났다. 그 당시, 라디오를 듣기 위해 MP3까지 삼촌에게 졸라서 구매했던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라디오를 통해 친한 친구를 만나는 것 같았는데.. 친구가 사라지게 되었다. 더 이상 데니오빠의 목소리를 라디오로 들을 수 없게 되자, 내 삶의 허전함과 공허함은 엄청나게 크게 존재했다. 이럴 바에는 다른 DJ 라디오를 듣자고 생각했고, 데니의 키스 더 라디오의 바톤을 이어받은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를 듣게 되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나는 매일 같이 god의 노래를 신청곡으로 보내고는 했는데, 오빠들의 활동이 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 사랑은 god에서 슈퍼주니어로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고 탈덕(덕질을 그만두는 것)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덕질 세계에서 휴덕(덕질을 잠시 쉬는 행위)은 있어도 탈덕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여전히 나는 그 시절 오빠들의 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는데 어떻게 탈덕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사랑과 관심의 크기가 살짝 많이 줄어든 것이다. 마치 내 마음속에 여러 개의 방이 있다면, 방 하나에는 항상 god 오빠들이 존재하고 있다. 여전히 오빠들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지만, 다른 더 큰 방에는 새로운 아이돌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나의 덕질은 더 본격적으로 깊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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