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게 일하는 프리랜서 같지만, 사실 난 아이돌 팬이다.
여기서 나는 덕밍아웃을 한다. 아이돌 팬이라고 했을 때,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의 경우 아이돌을 끈질기게 쫓아다니거나 현생을 포기하고 인터넷 속에서 살며 트위터를 하는 이들을 떠올려 한심함과 불편함을 드러낼 수 있다. 먼저 말하자면, 나는 아이돌을 그냥 쫓아다니기에도 체력이 없다.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체력이 방전되어 내 삶을 챙기기도 바쁜데, 어떻게 누군가를 쫓아다닐 수 있겠는가. 내가 생각했을 때 덕질의 3요소는 체력, 정보력, 스피드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난 3요소를 모두 가지지 못한 자이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과 트위터 세상을 나는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 현생에 치인 나는 항상 뒷북이고, 콘서트 포도알 티켓팅을 할 때도 광속 스피드를 자랑하지 못한다. 이런 나를 본 다른 아이돌 팬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덕질도 부지런해야 돼.” 이 말이 어찌나 마음에 와닿는지 모른다. 내가 티켓팅에 느리고, 정보력이 부족했던 것은 전부 다..!!! 학교에서 그토록 배운 근면 성실!! 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난 직장에서 부지런한 사람이지만 덕질에 있어서는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나는 덕질의 3요소를 갖추지 못했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만약, 덕질의 3요소 중 한 가지만이라도 갖췄다면.. 좀 더 본격적으로 덕질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은은한 방식으로 아이돌 덕질을 하기로 했다. 나의 다양한 덕질 방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런 생각도 한 아이돌이 팬들에게 팬브이로그 좀 올려달라는 말을 하는 영상을 본 후이다. (안타깝게도 난 그 아이돌의 팬이 지금은 아니다.. 오늘 안타까운 일이 참 많군..)
과거에는 팬들이 가수를 일방적으로 보는 입장이었다면, 유튜브와 숏츠의 시대가 오면서 팬과 가수가 쌍방으로 보며 소통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나의 최애도 나의 영상을 볼 수 있겠지? 하는 과한 망상에 사로잡혀 휴무를 모두 반납하며 영상도 찍고 편집도 하고, 유튜브 채널명도 정했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으니.. 나는 덕질계에서 근면 성실!!!이 부족한 인간이었다. 한 번 찍은 영상이 제대로 잘 찍혔을 리가 없다. 두 번, 세 번 찍어서 영상과 편집의 퀄을 높여야 되는데.. 나는 한 번 찍고 그대로 포기해 버렸다.. 그렇게 나의 첫 영상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핸드폰에 갇혀있다. 좀 더 쉽게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덕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을까? 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돌이라면 일주일 날밤 새워 이야기할 수 있는 나는 내 흔들리는 청춘을 빛내준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 어느 누구에게도 깊게 말하지 못한 나의 아이돌 역사의 이야기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