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잔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롬와이 May 21. 2023

잔잔스테이 공간 콘셉트

영앤풀님이 만들어주신 콘셉트 비주얼

제가 좋아하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공간을 찾아, 덜컥 등기부등본까지 치게 되면서 제 명의의 공간이 진짜로 강릉에 생겨버렸습니다. 늘 그래왔던 흐름대로, 일단 일이 저질러지고 나니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공간(구옥)을 다시 리모델링해야 하는 프로젝트였기에 기존에 있던 것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공간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로 이 공간이 보여줘야 할 몇 가지에 큰 방향들이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실현해야 하는 단계에 다다르자 생각보다 제가 가진 인테리어 지식이 많이 모자라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전문가들과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단순히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함께 즐겨주실 분들이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잔잔스테이(프로젝트 율리안나)의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와 그 콘셉트를 만들어준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잔잔스테이가 보여주고 싶은 공간


호스트의 취향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

오랜 기간 꿈꿔왔던 꿈을 이루기 위해 전국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스테이 그리고 다양한 상업 공간을 다녔습니다. 공간을 경험하고 천천히 뜯어보는 연습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어떤 것 인지에 대한 생각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난 왜 이 공간을 좋아할까?", "왜 이 공간은 더 개방감이 있어 보일까?", "이런 마감은 어떻게 연출했을까?", "이 공간을 만들 때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싶을까?"라는 다양한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공간리뷰어로 묶어서 모아두었던 공간과 관련한 인사이트

그 생각들이 하나둘씩 모여 내 눈이 멈추는 내 취향의 공간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잔잔스테이(프로젝트 율리안나)에는 "그동안 쌓아온 개인적인 취향이 듬뿍 담겨서 그 공간을 경험하는 분들이 제 취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이런 마음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공간은 이런 곳이에요, 부디 당신도 좋아해 주시길 바라요! 


로컬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

여행을 떠나면 항상 고민이 되었습니다. 좋은 숙소를 충분히 느끼고 싶기도 하고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가져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 경우를 말해보자면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왜 이런 공간을 이렇게 구성했을까 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때로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작은 서점에 들러서 이 여행지를 떠올릴 수 있는 책을 사거나, 유명한 맛집보다는 로컬 주민들에게 익숙한 맛집을 더 가고 싶어 하는 것들이죠. 가끔은 이 로컬의 주민처럼 이 지역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골목 안쪽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물 같은 로컬 주인 식당에 들르기도 합니다.


특히 여행을 떠나면, 내가 떠나온 곳에서 발견하거나 경험하기 힘든 물건들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이따금씩 구매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런 걸 기념품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런 아이템을 보거나 쓸 때면 여행지의 경험들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공간에서는 공간을 즐기면서도 로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구비되어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계속해서 변경된다면 공간이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컬의 멋과 맛을 이 공간과 함께하게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죠.


워래블(워케이션)이 가능한 공간

올해로 10년째 일을 하고, 주말마다 일하는 것을 즐기는 저에게 있어 일과 삶은 나눠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조화롭게 함께하고 있는 느낌이죠. Work와 Life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보다, Work와 Life의 적절한 조화를 말하는 워라블이 저에게는 더 적절한 단어라고 할 수 있어요.


좋은 여행지에서 일을 하거나 좋은 뷰를 보며 일하는 업무환경에 있는 것만으로도 좀 더 즐거운 업무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19년의 양양 한 달 살기를 통해 저에게 가장 기분 좋은 업무환경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여행지에서 일을 하는 것이 일에 여행을 한 스푼 넣은 느낌이라면, 한 달 살기는 여행에 일을 한 스푼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공간에는 일(Work)과 여행(Travel)이 함께하는 워래블한 공간이었으면 했습니다. 일하기 좋은 큰 테이블이 있고, 일하다 쉴 때면 높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로컬 맛집을 탐험해 볼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죠.


잔잔스테이, 콘셉트를 정하다.


이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멋진 분들과 함께하여 그분들의 전문성을 더해 좀 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 공간에 대한 제 취향, 그리고 프로젝트 율리안나에 대한 의미를 정리해서 다양한 분들께 전달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분들이라면 당장의 견적을 묻는 행위보다는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내가 생각하는 취향을 구현하는 일에 더 많은 흥미를 느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내 꿈을 지어주신 영앤풀님의 유튜브 채널 

며칠 후 다양한 메일 수신자 중 한 사람인 유튜버이자 컨셉 디자이너 영앤풀님의 메일 회신이 왔었습니다.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잔잔스테이의 좋은 시작을 만들어 낸 느낌이었어요.

2022년 새해 선물처럼 다가온 영앤풀님의 답장

이후 몇 번의 미팅 끝에 결국 영앤풀님은 프로젝트 율리안나를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는 콘셉트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시는 영앤풀님을 보면서 참 멋지신 분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영앤풀님의 그려주신 공간 콘셉트에는 1층과 2층에 각각 수 공간과 고택의 느낌을 지워버린 듯한 매력들이 녹아져 있었습니다. 호텔과 리조트의 콘셉트 디자인을 하시고 있었기에 강릉과 어울리는 여유와 휴식을 담은 형태의 공간이었죠.

영앤풀님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콘셉트 공간 영상

물론, 직접 현장을 방문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몇 가지 현실적인 제한(시공 가능성 및 사람들의 사용성)을 가진 콘셉트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콘셉트를 그대로 실행할 수는 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공간인 수(水) 공간의 아이디어는 여전히 너무나도 좋은 아이디어로 꾸준히 가져가고 있습니다.


영앤풀님의 컨셉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는 추후 잔잔스테이에 방문하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글로도 많이 쓰겠지만서두.



이 자리를 빌려 기꺼이 시간을 내주시고 콘셉트의 방향을 정해주신 영앤풀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인테리어 공사가 멈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