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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Dec 10. 2023

조금 더 정성스럽게 살아야겠다

2023년의 회고와 내년도 목표

벌써 12월이다. 올해가 다 가버린 것 같다. 법적인 도움으로 조금 시간이 늦게 흐르는 것 마냥 느낄 수 있는 척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시간이 빨리 가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12월이 되니까 잔잔한 발라드를 듣고, 뭔가 섭섭한 감정도 많이 생기고 문뜩 생각에도 많이 잠기고 그런다. 시기적으로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


올해를 뒤돌아보면 이제 매년의 목표를 세우는 것과 그것을 지켜내는 것쯤은 이제 나에게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다. 몇 개의 작고 큰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것들에 익숙해지니 스스로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어떤 자신감의 근육 같은 게 생겨나는 느낌이다. 올해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나에게 있어 가장 부족한 능력이라고 생각되는 글 쓰는 능력을 키는 것이었다. 매달 2개의 브런치 글을 쓰는 것도, 인스타그램에 매주 2개의 포스팅을 하는 것도 잘 해낸 것 같다. 나만의 공간도 우여곡절 끝에 나름의 따뜻한 온도로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SNS를 하면서 각 채널의 사용과 목적을 나눠 사용하게 되는데, 인스타그램은 비주얼적인 부분을 열심히 신경 쓰고 있고, 스레드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생각들 중 휘발되기 쉬운 것들을 쉽게 끄적거리고 나눈데 쓰려고 한다. 그리고 그 끄적거린 것들을 가끔 꺼내어 좀 더 깊게 생각하다 보면 생각들이 몽글몽글 모여 구체화되어 좀 더 명확한 가치관이나 인사이트가 되어 브런치 글로 완성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브런치에 조금 명확해진 내년도의 목표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내년도 목표도 사실 이미 얼추 정해졌다. 내적으로는 정성스럽게 살아가는 것, 외적으로는 다른 공간을 오픈하는 것이다, '좀 더 정성스럽게 살자'라는 목표를 가지게 된 건 기존에 가졌던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하면서였다.


군대는 나에게 있어서 첫 번째 변화의 모멘텀이었다. 군 생활 기간 동안 "20년의 인생 참 헛살았구나"라는 생각으로 후회를 많이 했다. 그래서 굉장히 강한 의욕을 챙겨 전역한 이후, 내 인생의 가장 큰 우선순위는 일이었다. 밥을 먹는 것보다, 예쁘고 좋은 옷을 입는 것보다, 좋은 환경에서 거주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일이었다. 얼마나 중요했냐고 물으면, "내 소중한 사람들보다도 일이 먼저요"라는 말도 스스럼없이 참 자주 했었다. 다수의 20대, 30대 남성이 그러하듯 자립하는 힘이 없다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 몇 가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난 참 스스로에게도 내 주위 소중한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4년엔 좀 더 정성스럽게 살기로 했다.

맛있는 것도, 좋은 것도, 재밌는 것도, 다양한 경험도 스스로,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일 때문에 나를 내팽개쳐두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일들 일 수 있고, 대단한 일들이 아닐 수 있겠지만 출근 전에는 방을 항상 깔끔한 형태로 유지하고 정리하고, 퇴근 전에는 내가 일했던 공간을 잘 유지하고 정리하기로 했다. 퇴근하고는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루틴을 유지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좀 더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정성스러운 시간을 많이 가지기 위한 방법들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떠난 해외여행, 여섯 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참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고요한 비행모드로 정성스럽게 내 시간을 사용했다는 만족감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디지털 푸시 환경에서 멀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배경화면 퀵 버튼에 있던 아이콘들 중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을 제외하고 그 자리를 캘린더와 메모장으로 대체했다. 모든 알림을 꺼버렸다. 그리고 오프라인 환경에서 대화를 나눌 때면 핸드폰을 뒤집어 놓는 습관을 들였다.


한 2주 정도 정성스럽게 살아보고 있는데, 스스로 만족스러운 느낌이 많다.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2024년은 올해보다 더 많이 정성스럽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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