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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머대디 Oct 28. 2021

아이에게 배우는 것들

봄이는 우리 집 중재자

"꽥!"


오리가 우는 소리가 아니다.

내가 아이들한테 내지르는 소리다.


오리흉내 내는 나를 보며 봄이가 나선다.

다섯 살 봄이는 우리 집 '중재자'이다.


"아빠 친절하게 말하세요"


더 이상 오리 소리를 낼 수가 없다.

봄이 말이 다 맞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나는 참다 참다 또 화를 냈다.

그때도 봄이가 와서 말한다.

"아빠 친절하게 말하세요"

"화내는 건 금지예요"

"아빠가 화를 내면 내가 머리가  아파.

아빠도 생각해야지 여름이도 생각해야지 

엄마도 생각해야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니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워 오는 거지?

웃을 상황이 아니라 꾹 참아가며 나도 대꾸한다.

"아빠가 너무 화가 나서 그래. 참다 참다.."

"아빠도 화가 날 수도 있는 거지.."


그럼 봄이가 말한다.

"아빠가 화내는 게 중요해요 봄이가 속상한 게 중요해요?"

"여름이 옷 입히는 게 중요해요 여름이가 중요해요?"


흠... 왜 나는 봄이만도 못한 것인가..,

화가 날 때 떠올려 보자. 무엇이 중요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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