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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phim Sep 12. 2023

삶은 뿌린 대로,

어른의 성장


그녀는 늘 자기가 돋보여야 하고 무리 중에서 항상 최고이며 최고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비판하거나 자신에 대한 불만을 듣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녀에게 진실 같은 건 매우 생소한 단어다. 자신의 체면 세우기가 우선인 그녀에게 불편한 진실 같은 건 애초에 중요한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그럴싸한 반응이나 칭찬과 그들의 부러움을 받는 일이 절대적으로 가치 있기 때문이다.


 

타인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정작 자신 스스로에게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돌아보고 생각할 여유는 남아있지 않았다. 남들이 좋다고 하면 성취감에 으쓱해하고, 타인의 관심을 받지 못한 때는 그것의 결핍으로 불만스러워 자신에게 더 본질적인 것은 늘 무시되었다.


타인들이 보여준 찬사나 우월해 보였던 그 찰나의 순간들을 잡느라 정작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다 버린 뒤였다.



왜 그렇게 사냐고 아무리 옆에서 얘기해 주어도 그녀에겐 들리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사는 방식 외에 달리 살아볼 의지도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똑똑한 딸들이 아들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얻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아들들 앞길 막는 거라며 달가워하지 않았고 딸들이 잘하는 것은 남동생 돌보지 않고 자신들만 챙겨서 얻은 이기적인 성취라고 난했으며, 잦은 사고 치는 첫째 아들은 언제가 대한민국 최고 인재가 될 거라며 딸들에게 늘 돌보도록 강요했다. 그래서 딸들이 거두는 작은 성공들이 그녀에게는 늘 못 마땅한 갈등 거리였다.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아들은 제 가족 챙기기도 버거워 장남으로서 어머니에게 효도 같은 건 꿈에서나 가능할 듯하고, 둘째 아들은 형 뒤치다꺼리하다 지쳤고, 그동안 장남 대신 장남 역할을 하며 가까이서 엄마를 돌보던 세상 최고 효녀 첫째 딸은 이제 자신의 손주 손녀 돌보느라, 또 유능한  두 딸 비즈니스까지 같이 챙기느라 바빠서, 이제 그녀의 엄마와 떨어지고 싶어 한다. 그녀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


삶이 향하는 곳은 자신이 뿌린 씨들이 열매 맺는 곳이다. 허세와 위선과 교만은 삶을 부패시킨다. 삶의 시간 속에서 내가 채워 넣은 것들이 내 삶의 뜰에 번식하고 나와 함께 살며 자라고 그것이 다시 내 삶을 끌어간.



당신의 삶의 뜰에는 무엇이 뿌려져 있나요,


오늘도 어제보다 더 나아지려고 더 성장하려고 애써본다. 더 깊이 생각해 본다. 내 삶은 잘 가고 있는가?


내 삶의 키를 잘 쥐고 있는가? 방향을 잘 잡고 있는가, 바닥에 두 발, 두 다리가 균형 있게 힘 있게 잘 딛고 서있는가? 지엽적인 것들에 휩쓸려 내게 진짜 중요한 것들, 필요한 것들을 방관하고 있지 않은가? 내 문제에 대해 잘 의식하고 있는가? 내 삶에 필요한 것들을 가족이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성장하는 일이며, 성장이란 자신의 삶의 모든 순간, 모든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책임을 다해 나가는 과정이다.



누구도 내 삶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내 삶에 함부로 간섭하거나 침범하지 않도록 자신 고유의 삶의 모습을 나날이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 삶이다.


타인이 제멋대로 자신의 삶을 흔들지 않도록 , 또 누가 되었든 아무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굳건한 발걸음을 매일 챙기는 일이 오늘도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할 일이.


나는 내 삶의  괜찮은 주인인가?


* 사진 모두, 포르토와 빌라 노바 드 가이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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