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간호사가 주사 놓을 때 엉덩이를 탁탁 때리는 것과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부위에 자극을 줘서 주사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갈 때 생기는 통증을 분산시키는 것인데, 운동은 정신이 지칠 때 몸을 괴롭혀 고통을 나눠갖는거죠. 주사도 맞고나면 확실히 차도가 있잖아요? 땀흘리고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면 당연히 몸은 힘든데, 끝내고 나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운동 전에 갖고 있던 고민들은 '아 생각보다 그리 심각한 건 아니었구나' 하는 느낌도 들구요.
바깥에서 일하다 지쳐 집에 오면 지금까지는 침대에 쓰러질 생각만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운동 못 하겠다' 하는 그 순간에 운동화 신고 밖에 나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또 견딜만 해요. 아니, 그대로 쓰러져 자고 일어났을 때보다 땀흘리고 찬물에 샤워하는게 오히려 컨디션은 더 좋아지는 걸 알게됐습니다. 잠도 너무 오래자면 그것때문에 또 지쳐 피곤해지니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고. 누워서 쉬는걸 '정적인 휴식'이라 한다면 이런건 '활동적 휴식'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충분히 재밌게 살고 있지만 80, 90까지 지금처럼 살려면 체력을 지켜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노년의 행복은 근육양이 결정한다'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특히 허리와 허벅지 근육.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스케이트보드를 자주 타고 잘 걷는 편이라 하체는 따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상체 근육이 부족한 것 같아서 요즘 푸쉬업, 턱걸이, 아령 들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몸관리를 평소에 잘 하는 사람들은 몸과 정신을 분리시키는 능력이 있나봅니다. 같이 운동하다가 헉헉 거리고 있으면 동진이는 '엄살 피우지마' 하는 표정으로 이럽니다.
"형 그거 형이 힘든거 아냐. 몸이 힘든거지"
울 아버지는 제가 고3때 그러셨어요.
"몸이 원하는데로 다 들어주지 말아라. 버릇 나빠진다"
하루를 구성하는 스케줄만 들어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 한 사람도 운동할 시간 없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나니 마침내 운동할 시간이 생겼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살지말고 지금부터 운동합시다. 술 먹으려고 운동한다는 제 친구는 오늘도 새벽 6시에 수영복을 챙겨 집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