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침입과 정중한 허락 사이
[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 8
친밀함은 ‘창’이고 정중함은 ‘문’입니다. 이 간단한 진리를 깨닫기까지 저는 오랜 시간을 갈아치웠습니다.
처음엔 창문도 없는 벽처럼 굴다가, 나중엔 문 잠그는 법을 잊은 바보처럼 굴었죠.
결국 깨달은 건, 사람 사이엔 바람이 통할 구멍과 신발을 벗고 들어올 입구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관계를 잊고 산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서툴렀을 뿐입니다.
친해지고 싶어서 상대의 냉장고 속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말없이 버려주는 ‘무례한 친밀함’을 떨었습니다. 혹은 선을 지킨답시고 상대가 울고 있을 때 옆방에서 이어폰 볼륨만 높이는 ‘차가운 정중함’에 숨기도 했죠.
진정한 관계의 지혜는 상대의 방에 창을 내어 햇살을 구경시켜 주되, 내 방 문고리를 돌릴 땐 반드시 노크 소리를 기다리는 것에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우리는 각자의 섬입니다. 하지만 섬 사이에 다리를 놓는 대신, 서로의 창문 너머로 오늘 저녁 메뉴가 김치찌개인지 라따뚜이인지 살짝 엿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정말 외로운 밤엔, 깨끗이 닦인 문턱을 밟고 들어가 정중하게 차 한 잔을 청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누군가의 마음 창가에 서성이고 있나요, 아니면 닫힌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나요? 상대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나의 온기를 전하며 사는 법은 우리 모두가 평생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
_내 마음의 한 문장
“사랑은 창문을 통해 영혼을 섞고, 예의는 방문을 통해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