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묻는다는 것

[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 7

by 정원에

우리는 흔히 안부를 ‘타인의 안녕을 묻는 행위’라고 배웁니다.


하지만 솔직해집시다. 월요일마다 엄마한테 거는 안부 전화는 일종의 ‘정신적 출석 체크’에 가깝습니다. <나 오늘 성실하게 하루를 시작했어>라는 확인 도장을 엄마의 목소리를 빌려 찍는 것이죠.

지혜는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내가 상대에게 던진 <잘 지내?>라는 말은, 실은 내 마음속 깊은 우물에 던진 두레박입니다.


상대가 <응, 나 괜찮아>라고 답하는 순간, 그 두레박은 ‘나도 괜찮아질 거야’라는 시원한 생수를 가득 담아 올라옵니다.

이것은 마치 미식가인 척하지만 사실은 고추장 맛으로 밥 먹는 사람의 비밀과 같습니다. 겉으로는 대단한 미각(효심)을 논하지만, 결국 내가 살고 싶어서 가장 익숙하고 매콤한 위로(엄마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실로 뜨개질 되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서울은 미세먼지가 심해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여기는 개나리가 피려고 노란 점이 찍혔다>고 답합니다. 그 순간 제 폐 속의 먼지는 사라지고 노란 꽃물이 듭니다.


나의 안부가 당신의 안부이고, 당신의 평안이 나의 출근길 동력이 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먹고 사는 ‘안부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정말 혼자서 잘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말합니다. <자존감을 높여라, 혼자서도 행복해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차갑습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를 통과하지 않고도, 진정으로 나의 평온을 증명할 수 있을까?>


매일 아침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며 현재를 지탱하기!


그것은 내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나의 부족함을 타인의 다정한 대답으로 채우는 연습입니다. 나의 안부가 당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이 거친 세상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입니다.


오늘 퇴근길에, 혹은 내일 아침에 아주 사소한 질문 하나를 던져보세요. <오늘 점심에 된장찌개 드셨어요, 김치찌개 드셨어요?> 같은 아주 좁고 깊은 질문 말이죠. 그 대답을 듣는 순간 깨닫게 될 겁니다. 상대의 식사 메뉴가 내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고 있다는 사실을요. 우리는 서로의 안부라는 거울을 보며 매일 아침 세수를 하는 존재들입니다. ❤️



_내 마음의 한 문장

“안부란, 타인의 문을 두드려 내 집의 불을 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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