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먹이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설 때 되돌아오는 길을 위해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사막의 개미들은 어떨까?
모래알로 이루어진 사막은 종종 모래폭풍이 휘날리며 이로 인해 모래가 뒤섞이게 된다. 하지만 사막 개미들은 이와 상관없이 길을 잘 찾아다니고 집으로 돌아온다. 페로몬의 분비만으로 이것이 가능할까?
위와 같은 질문을 계기로 하나의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개미는 걸음 수를 셀까?
이 같은 의문을 실험하기 위해 당신이라면 어떠한 실험을 진행하였을 것인가?
(한번쯤 고민해 보고 이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하였다.
우선 걸음 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실험에서는 다리의 길이를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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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조작을 가하지 않은 정상적인 개미 집단과
개미의 다리를 절반으로 자른 '집단 A'
다리에 돼지 털을 이어 붙여 길게 해 준 '집단 B'를 형성하였다.
먼저 세 집단의 개미 모두 자신의 집에서 나와 먹이를 찾아 떠났다. 하지만 개미들이 수를 센다면, 개미의 다리 길이와 상관없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갔던 만큼 걸음수가 집단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어찌 됐던 자신이 출발한 걸음수만큼 돌아오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리의 길이를 고려했을 때, 수를 세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였을까?
(한번쯤 고민해 보고 이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
세 집단 모두 정상적인 다리 길이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하였고 집을 떠나 먹이의 장소로 도착하였을 때, 다리의 길이를 변화시켰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리가 짧아진 집단 A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중간에 멈추어 섰다. 이는 자기가 출발하여 도착했던 걸음의 수만큼 걸었을 때 다리의 길이가 짧아져 중간에 멈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리가 길어진 집단 B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지나쳐 멈추어 섰다. 이는 같은 걸음수만큼 진행하였지만 다리가 길어져 이를 지나쳐서 멈춘 것이다.
하지만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개미는 수를 센다'라는 결론을 낼 수 있을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졌다.
다리 절단으로 인해 신경이 망가졌거나 기억력 상실이 야기될 가능성은 없을까?
이와 같은 의문을 단번에 해소해 준 실험이 이 논문의 마지막 실험이다.
(한번쯤 고민해 보고 이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위에 진행하였던 실험들에서 사용되었던 개미들은 다음날 같은 실험을 진행하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개미들은 더 이상의 다리 길이 변화 없이 집으로부터 나와 먹이까지 이동한 후 되돌아오는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렇다.
정상, 다리가 길어진, 다리가 짧아진 집단 모두 자기 집을 정확히 찾아 돌아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개미가 집으로 돌아올 때 단순히 수를 셈으로서 정확한 방향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로몬을 이용하여 개미들은 자신의 집을 돌아오는 길을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개미가 수를 셀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
The desert ant odometer: a stride integrator that accounts for stride length and walking speed. Wittlinger M, Wehner R, Wolf H.
J Exp Biol. 2007 Jan; 210(Pt 2): 198-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