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 대한 단상
생리할 때가 지났는데 감감무소식이길래 이상했다. 올 필요는 없지만 안 오면 찝찝한 그 녀석이 예정일보다 9일 늦은 오늘 찾아왔다. 하필 월요일. 미적대다가 겨우 출근하는데 몸은 무겁고 배 안쪽 깊숙한 곳에서 찌르르 통증이 번지고, 잠잠히 매복해있던 사랑니마저 약올리듯 잇몸을 찢고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혀로 왼쪽 입천장 제일 깊숙한 곳을 훑게 된다. 잇몸은 살짝 찢어졌고 사랑니가 손톱만큼 삐져 나와 있는 게 느껴진다. 잇몸 안에서 편안히 있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것을. 세상이 참 궁금했구나.
배는 찌르르 잇몸은 금방이라도 비릿한 피맛으로 채워질 것만 같은 불쾌함이다. 이런 상황에 일에 집중이 될 리가 없다. 자꾸만 얼굴이 찡그려진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오늘은 내가 얼렁뚱땅 넘어간 실수들이 까발려졌고 내가 숨을 곳은 없고.
사랑니를 뽑아야 하나? 그래야겠지, 무섭고 치과갈 시간도 없는데? 그럼 시간을 만들어야겠지. 일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사랑니가 뽑히는 순간 폭포수처럼 분출하는 피들이 둥둥 떠다닌다.
생리통, 치통, 이 지긋지긋한 통통이들!
20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