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ure Impromptu No. 5, Op. 102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아 본 날이 토요일이었고 파리였다.
파리의 토요일은 마치 거대한 클럽 같았다. 분명 밖인데 담배 연기와 독한 알코올과 향수가 뒤섞인 향이 도시 공기 전체에 갇힌 듯 계속해서 풍겨왔고 보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멋을 뽐냈고 저마다 흥에 겨워 있었다. 처음 듣는 음악들, 염색하고 널어 둔 색색의 옷감처럼 내 앞으로 겹쳐오는 사람들, 아찔해지는 향기, 잠깐 새 귀를 스치고 가는 너덧 개의 서로 다른 국어, 습한 감촉의 공기, 감각을 한데 고정하기 어렵도록 흥미로운 것들이 산재했다. 파리가 원래 이런 곳이라면 누구든 어디서 왔든 멋지기만 하다면 파리지앵이었다.
멋지지 않은 이만이 이방인인 곳, 파리의 첫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