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Widmung Op.25 No.1 (Arr. Liszt)
친구, 대학 동기, 친척, 지인, 친구 선배, 친구 동생, 누구의 결혼식에서도 울게 된다.
양가 어머니가 서로의 손을 잡고 긴장한 얼굴로 걸어 나가기 시작할 때부터 관자놀이에 먹구름 몰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신랑 입장에 목구멍이 아파오다가 신부를 보는 순간 눈물이 팡 터지고 만다. 울지 않으려 일부러 예식에 집중하지 않은 적도 있다.
꽃길에 올라서면 누구나 아기의 얼굴이 되어 있다. 사랑과 믿음으로 결실을 맺는 순수한 순간을 목격하는 일이 퍽 감격스럽다.
2012년, 좋아하던 피아니스트가 결혼을 했고 신부에게 피아노 연주를 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슈만의 <헌정>이라 했다. 로베르트 슈만이 결혼식 전 날 신부가 될 클라라 비크에게 헌정한 가곡집의 첫 번째 곡인데, 프란츠 리스트가 피아노 소품으로 편곡했다고.
집에 혼자 있다 소식을 전해 듣고는 음악을 반복 재생으로 가장 크게 틀어서 들었다.
찬란하게 부서지는 소리 안에서 그 누구의 결혼식에서처럼 울었다.
클라라와 결혼하려 그녀의 아버지와 3년 간 법정 투쟁을 불사하며 싸운 그였지만 작품 어디에도 불안이 없다.
확신의 멜로디로 사랑을 표현하는 이 노래에는
사랑에 겨워 미간이 찌푸려지는 순간,
당신의 아름다움으로 나를 물들이는 기쁨,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마음,
이 길의 끝에 당신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심장이 터질 듯 달려가는 환희가 있다.
언젠가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한다면 그날, 모두와 함께 듣고 싶다.
무수한 진실의 순간을 거쳐 낯선 문 앞에 순수로 함께 선 동지
한아름 꽃으로 서로를 향해 한달음에 달려온
우리를 축복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