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Sonata No.30 Op.109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1
나무 잎새로 빛 줄기가 뻗어져 나올 때
자세히 보면 그것은 빛 가루다.
사실은 빛을 받은 작은 먼지들이다.
우리도 아름다운 커다란 하나의 빛먼지다.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2
창을 열어놓으면 살갗에 느껴지지도 않던 바람이 어느새 방문을 쾅 닫는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이 나도 모르는 새 나의 우주를 채우고 드러날 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걷고 먹고 숨쉬며 발견하는 모든 의외의 것도 길고 짧은 시간 동안 공기를 채워왔던 필연일지도 모른다.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3
자주 써서 손 닿는 데 있는,
보기 좋게 올려놓은,
작은 이가 꺼내기 쉽도록 낮은 데에 담아둔,
누가 다치기라도 할까 저 깊이 숨긴,
놓인 자리마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새것의 멋진 광은 금세 사라지지만
오랜 시간 길들여진 것엔 정다운 윤이 난다.
손이 여러 번 닿은 자리,
눈길이 여러 번 지난 자리,
패이고 바래고 놓인 자리마다
마음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