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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e Oct 15. 2024

빛먼지 외

Beethoven Sonata No.30 Op.109

빛먼지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1


나무 잎새로 빛 줄기가 뻗어져 나올 때

자세히 보면 그것은 빛 가루다.

사실은 빛을 받은 작은 먼지들이다.

우리도 아름다운 커다란 하나의 빛먼지다.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1



필연의 기원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2


창을 열어놓으면 살갗에 느껴지지도 않던 바람이 어느새 방문을 쾅 닫는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이 나도 모르는 새 나의 우주를 채우고 드러날 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걷고 먹고 숨쉬며 발견하는 모든 의외의 것도 길고 짧은 시간 동안 공기를 채워왔던 필연일지도 모른다.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2



삶의 흔적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3


자주 써서 손 닿는 데 있는,

보기 좋게 올려놓은,

작은 이가 꺼내기 쉽도록 낮은 데에 담아둔,

누가 다치기라도 할까 저 깊이 숨긴,

놓인 자리마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새것의 멋진 광은 금세 사라지지만

오랜 시간 길들여진 것엔 정다운 윤이 난다.


손이 여러 번 닿은 자리,

눈길이 여러 번 지난 자리,


패이고 바래고 놓인 자리마다

마음이 남아 있다.



Beethoven Sonata No.30 Op.109 m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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