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ute to the root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떠났지만 비워야 할 때라는 걸 깨닫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돌아보고 물러 서고 때론 주저앉아도 괜찮다. 모두가 그리고 모든 순간 앞을 향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손에 쥔 것들이 버겁다고 느껴질 땐 내려놓아도 좋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언제고 내 것이었다가 곧 내 것이 아닌 것이 되기도 했다.
내 선택이 항상 다수에게 응원받을 수는 없다. 내가 가진 가치관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때 공감하지 못하는 눈동자들이 초점을 잃는 것을 보고는 한다. 내게 닿지 못하고 흩어지는 시선들 사이에서 나를 위한 진심과 걱정을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 가장 나를 위한 선택인지에 대해 이제는 더 이상 의심이 없다.
나는 역행하려 한다.
- Capri, 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