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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미 Sep 17. 2018

사무실 공간, 그 이상의 시너지

창의적인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위워크(WeWork)

사무실 공유 서비스 '위워크'(WeWork)는 국내에서 시작한지 두 해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강남역, 을지로, 삼성, 광화문, 역삼, 여의도 등에 이어 최근 종로타워에 열번째 서울 지점을 열었다. 국내 에어비앤비나 마켓컬리등과 같은 회사도 자체 사무실에서 위워크로 옮겨왔을 뿐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위워크에 둥지를 틀거나 사무실을 옮겨 가고 있다.



이제 위워크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플랫폼'으로 사업 모토를 재정립하면서 멋진 사무 업무 공간 뿐만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기업을 위한 커뮤니티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크리에이터란 다양한 기업, 스타트업, 예술, 비영리 조직등에서 활동하는 넓개념의 창의적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위워크는 2017년 뉴욕을 시작으로 세게 주요 대도시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글로벌 컴피티션 "위워크 크리에이터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크리에이터 어워드 신청을 올해 3월부터 받았다. 총 상금 12억원에 달하는 국내 행사도 누구나 규모에 관계 없이  신청할수 있다. 다양한 기업, 아티스트, 스타트업, 비영리 단체들의 혁신적인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것으로 기대한다.



처음 위워크가 한국에 문을 연 것은 불과 2년전이었다. 그 때는 이 개념을 잘 모를 때였다. 평소 아끼던 예전 회사 후배 중 하나가 위워크를 국내에 오픈하게 되었다며 연락을 했다. 당시 비교적 안정된 대기업 직장을 박차고 나와 시작하게 된 일이 위워크 코리아 커뮤니티 매니저였다. 커뮤 니티 매니저? 커뮤니티 매니저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그리고 위워크를 방문하여 캐주얼하게 사업에 대한 전체 설명을 듣고 사무실 공유 서비스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위워크 (WeWork) 는 2010 뉴욕의 금융 위기 이후 직장을 잃고 새롭게 소규모로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유 사무실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작된 사무실 공유 비즈니스다. 한국에서는 강남역의 가장 금싸라기 자리에 위치한 빌딩의 11개 층을 통째로 빌려 개방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의 큰 사무실을 열었다. 기초적인 서비스는 여러 이용자들이 필요에 맞게 다양한 금액으로 사무실을 공유하는 컨셉이다. 2018년 초 기준으로 서울 강남점과 을지로점 등 23개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운영중이었다.그리고 전세계 45,000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등록된 회원사가 9,000개가 넘으며 성장 속도가 가파르고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계속 전 세계 대도에서 새로운 지점이 열리고 있으므로 이 숫자도 벌써 예전 자료가 되어 버렸다.


일전에 나는 뉴욕 출장 때 패션 에이전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패션 디자이너와 뉴욕의  미디어를 연결해주고 미국 바이어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 홍보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패션 홍보 회사로 한국인 출신의 젊은 여성이 멋지게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었다.



영화 ‘인턴’에 나왔던 사무실처럼 개방적인 구조에 화이트 계열의 밝은 벽으로 된 유니온스퀘어의 사무실은 사실 여러 창업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사무실이었다. 바로 옆 책상은 앱 개발 회사였고 그 옆 파티션 구역은 그래픽 디자인 회사인 셈이었다. 구역 구분이 거의 없어서 마치 하나의 큰 회사 사무실 같았다. 응접실, 회의실이나 탕비실, 복사기, 화장실 등은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이었으므로 임대료 비싼 맨해튼 한복판에서 멋진 사무실을 갖추고 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후 호기롭게 패션잡지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온라인쇼핑몰 창업을 했던 적이 있었다. 2년간 쇼핑몰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운영비였다. 사무실과 물류창고 임대료에 회사 운영에 드는 고정비용까지 매달 나가는 금액이 큰 부담이었다. 만족할 만한 감각 적인 사진을 얻기 위해 사무실 한켠에 스튜디오도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조명 장비, 카메라 등을 헐값에 되팔면서 비효율적인 사무실 비용을 뼈아프게 치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사무실 운영비용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고립이었다. 회사를 다닐때에는 여러 관계자들이 있고 직원들이 있으니 집단적인 인적 네트웍을 나도 모르게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 나와 회사를 차려보니 여러 문제에 부딪힐 때나 소수의 직원들과 중요한 업무를 해결해나갈때 마다 스스로가 외부와 고립되는 느낌을 받았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 위주로 일을 좁은 시각으로 펼치다 보니 외부의 인적 네트워크나 다양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었다. 만약 비슷한 업종이나 연계성이 높은 직종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했다면 비용과 업무 측면에서 효율이 높아졌을 것이다. 업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 움이 있을 때에도 정신적으로 덜 고립되었을 것 같다. 요즘은 많은 창업 회사들이 공유 사무실 서비스를 알차게 이용하고 있어 운영비나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그 후 쉐이크쉑 마케팅 팀장으로 일할때 위워크 강남점이 처음 문을 열었다.한번 간단한 팀워크 회의차 하루 위워크의 사무실을 빌려 이용해보았다. 일상 업무, 회의, 파티션에 막힌 공간에서 벗어나 새롭게 기획 회의를 하고 서로 심리 테스트도 해 보면서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바쁜 와중에도 작게나마 팀웍을 리프레시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옆 사무실에는 1인 프리랜서, 1인기업에서부터 소규모 인원의 벤처기업, 대기업 이나 외국계기업의 특정 신생 부서, 작가, 아티스트, 번역가 등 다양한 규모와 업계 사람들이 다양한 규모로 구성된 사무실을 기간별 계약하여 이용하고 있었다. 다른 공유 사무실과 다른 점은 높은 개방성이었다.


따로 카페에 가지 않아도 카페 공간이 있어 그곳에서 일하거나 미팅을할 수 있었고 모든 사무실과 회의실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리로 된 방들이 하나의 회사이기도 했고 벤처 기업 이기도 했다.



당시 어느 대기업의 신생 주류 브랜드 론칭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팀 채로 옮겨와 일하고 있기도 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더 생산적인 결과 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옆 사무실 사람과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도 있고 무제한 이용 가능한 커피와 수제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회의를 즐기고 널찍한 소파들과 큰 테이블이 있는 공용 공간에서 여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 이벤트 행사에서는 회원들이 모여 소규모 음악 공연을 즐기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함께 네트워크을 넓혀나가기도 했다. 혼자서 사무실을 빌리기보다는 필요한 시간과 규모에 맞게 실용적으로 단기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었고 탕비실, 회의실, 사진촬영 스튜디오 시설, 복사기까지 모두 함께 쓸 수 있었다.




2015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패스트 컴퍼니>가 행사 기획 부문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뽑은 위워크의 비즈니스 핵심은 사실 사무실 공간 임대가 아닌 커뮤니티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작은 규모의 모임을 계속해서 만들고, 앱을 통해 회원들에게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도록 유도한다. 회원 개개인에 대해 이해하고 연결이 필요한 인맥을 연결해주며 회원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모임이나 소규모 행사를 기획하고 만든다.


위워크 앱을 통해서 세계 모든 이용자들과 연결이 가능한데 이 플랫폼이 거대한 커뮤니티를 이룬다. 지점을 구분하지 않고 해피아워, 패널 토의, 연사 강연, 데모 시연, 책 사인회 등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 하는 모임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월요일 오전 티타임, 핼러윈파티, 워크샵, 소규모 공연 등 자연스러운 이벤트가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한국인은 처음에 대부분 모르는 사람끼리 낯을 가리지만 어느샌가 끈끈한 친목이 형성되어 네트워크를 증폭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프리랜서와 벤처기업이 힘을 합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영역의 프리랜 서들이 모여서 새롭게 프로젝트를 벌인다고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의견을 듣기도 하고 함께 창업을 하거나 팀원이 되는 등 사무실의 경직된 분위기에서는 어려웠던 창의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갈 때도 그 나라의 위워크 사무실에 가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를 소개받을 수 있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같은 브랜드의 사무실을 쓰는 것만으로도 네트워크가 해외로 확장되는 것이다.


저녁에는 전문가의 강의나 요가, 와인 클래스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장을 형성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커뮤니티 마케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드라이버가 될 마케팅 채널을 구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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