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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버금 Oct 16. 2019

"혹시 브런치 작가님이세요?"



마흔일곱 번째 마음,

부럽다



  처음 만난 분에게 대뜸 그런 질문을 했다. 사실은 처음 '만났다' 고 말하기엔 나 혼자 일방적으로 '본' 분이는 게 더 긴 하지만 말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서점은 맞은편 카페와 공간을 함께 쓴다. 정수기가 있는 탕비실도, 청소 도구가 있는 청소함도 맞은편 카페에 있다. 자연히 카페를 서점 드나들듯 자주 들락거린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서점과 카페를 오가다 카페 창가에 앉아있던 어떤 분을 봤다. 우연히  그 분의 노트북에, 브런치북 7회 홍보 페이지가 대문짝만하게 띄워져있었다.


  아니, 세상에! 마대 자루  쥔 채로 혼자 내적 호들갑을 떨었다. 그렇지만 호들갑은 호들갑 그뿐. 슬쩍 가서 인사라도 까, 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붙일 만한 말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저도 브런치 작가예요. 이건 너무 갑자기인 것 같. 저, 우연히 봤는데요. 브런치북에 관심 있으세요? 이건 무슨 도를 아십니까 같고!


  그렇게 세 번 정도를 더 왔다 갔다 할 동안 그 분은 홍보 페이지를 꼼꼼히 보다가 글을 수정하기도 했고, 긴 문장 앞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서점에 돌아가기 직전 무슨 결심 들었는지 용기를 내 다가갔다.


  "혹시 브런치 작가님이세요?"


  대답을 기다리는 1초 사이에도 불편해하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던 찰나 웃는 대답이 돌아왔다. "네, 저 브런치에서 글 써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우와, 저도 브런치 작가예요."


  그 분은 그간의 이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다. 7회 브런치북을 준비하고 있는데 구독자 수와 글 갯수가 적어서 걱정이라고도 말씀하셨다. 나는 뭐라도 한 마디 도움이 되고 싶은 욕심과, 나 따위가 뭐라고! 하는 마음을 매 초마다 오가며 소하고 소소한 참견을 했다.


  구독자 수가 걱정이시라구요? 저도 들은 건데 6회 때 대상을 받으신 라디안 작가님은 처음 구독자 수가... 글 갯수가 적어서 고민이요? 걱정 마세요. 6회 대상 중에 이민규 작가님이라고, 이 분은 그때 올린 글 수가... 아, 그리고 경욱 작가님이라고 있는데, 그 작가님은 무려 브런치 5수생으로... 생각해보니 내 책 홍보만 빼고 홍보를 했.


  그렇게 한 손에 빗자루를 고서 얘기를 나누던 중에 그 분이 문득 물었다. "브런치북 작가님이시라니, 부러워요. 그럼 이번 7회 브런치북도 준비하고 계신 거예요? 글 쓰고 계세요?" 이번 브런치북은 준비 못할 것 같다고 얼렁뚱땅 얼버무리면서도,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이 턱 막히던지. 제대로 얼버무리지도 못했다.  





  서점으로 돌아와 브런치 앱을 켰다. 덩달아 설레는 마음으로 이지를 살펴보는데 마지막에 나누었던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브런치북 작가님이시라니, 부러워요." 말씀처럼, 브런치북을 준비중이신 그 분에게는 좋은 기회로 책을 출간한 내가 아마 조금은 부러운 사람으로 비쳐졌을지도 모르겠다.


  러나 눈엔 노트북을 마주하고 앉아있던 모습, 도전  앞 진지하게 글을 다듬던 그 분의 모습이 더 부러웠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까.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 글로 남기며 생각한다. "아니요, 도전하는 모습이 저는 더 부러요."


   젠가 또 우연처럼, 어딘가에서 런치 작가님을 만난다면 그때는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 나도 브런치 작가라고. 리고 지금도,  설레는 마음으로 여전 글을 쓰고 있다고.


  그날 내가 만나뵌 분동료 작가님이, 문장 앞에서 골똘히 잠겨 본 사람은 작가다.  곳에서 글을 쓴지 일 년이 지났고  브런치북 가을과 함께 다가왔다. 7 브런치북도전하는  작가님들을, 장 앞에서 없이 골몰하그들의 긴 밤,  마음으로 응원한다.



https://brunch.co.kr/@brunch/207






* 매일의 감정을 기록합니다.

* 말글 그리고 사진 ⓒ your_dictionary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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