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요즘 루틴마냥 도서관에 자주 간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서가를 거닐던 중 제목에 끌려 읽은 책이다. 책등에는 편집후기라는 제목과 작가의 이름만 담백하게 박혀있어서 무슨 책인지 짐작 가지 않았다. 꺼내서 앞표지에 있는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부제를 보고서야 이 책이 출판편집자의 책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편집자에 관한 글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내가 읽은 것들 대부분은 희망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박한 연봉과 높은 업무강도, 인간에 대한 회의가 담긴 글이 주를 이뤘다. 이 책도 그렇다. 여러 번 실패를 겪은 한 베테랑 편집자의 회고록 같은 이 책은 한숨을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는 말처럼 편집을 하며 뱉은 한숨들이 형상화된듯한 책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책 만드는 일에 뛰어드는 이유는 “결국 책을 사랑” 하기 때문이다.
책 중간중간에 덧붙이는 말이 있었다. 선배 편집자의 조언 같은 글이다. 저자는 이 글을 읽을 사람들 또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걸 예감한 것 같다. 그들 모두가 편집자는 아닐 텐데도 이런 부분을 쓴 것 또한 책을 사랑해서이지 않을까.
씁쓸하면서도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특히나 나 같은 편집자 취준생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