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내 모습
길을 가다 어딘가에 비친 내 모습이 어색해 보인다.
‘살이 빠졌나?’
‘머리스타일이 이상한가?’
‘내가 원래 이렇게 인상을 쓰고 다녔나?’
정답을 찾아 헤매다 문뜩 생각난 것은
우산에 혼자 있는 내 모습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비와! 우산 안 챙겼지? 데리러 나갈게!’ 하고 문자를 남기곤 했다.
굳이 하나 더 들고나가면 편안하게 둘이 나눠 쓸 수 있었지만
너와 가까이 있고 싶었고 너와 꼭 붙어있고 싶은 마음에
작은 우산 하나만 가지고 나가서 너를 기다리다 멀리서 네 모습이 보이면
웃으며 달려가 같이 작은 우산에 딱 달라붙어 걸어왔던 그 모습이 생각이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혼자 우산을 쓰고 가는 내 모습이 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함께일 때 바보같이 모르고 넘겼던 이렇게 소소한 모습이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하게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