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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Apr 20. 2024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미움도 사랑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거동이 불편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반신불구가 되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육체가 불편한 분이었습니다.     


저는 우연히가 아니고 매일 출근할 때, 퇴근할때 항상 이웃주민으로 그분을 마주치고 있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처음에는 모른 체했습니다.


그런데, 아침, 저녁으로 너무 자주 보게 되니 말이라도 붙여야 할 정도의 낯익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네고, 항상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안부를 물었고, 관심을 기울이며 아는 체를 했습니다.

     

그분은 제가 아는 체를 할 때마다 고개만 끄덕이며 그냥 형식적인 눈웃음만 지었습니다.     


아마도 그분은 제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형식적인 관심에 무관심으로 답하며 화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제가 항상 먼저 인사를 건넸었는데, 어느 날

그분이 저에게 먼저 화두(話頭)를 던지며, 관심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분은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어 죽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한순간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을 하였는데,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했습니다.

    

그 당시 충격으로 인해 중환자실에 실려갔고,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퇴원했는데, 충격으로 인한 반신불구가 되어 물리치료 및 개인 운동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했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자신이 죽음으로 유명을 달리하려고 했던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외려 반신불구가 되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당시 유명을 달리했다면 자신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수 있지만, 자신을 믿고 의지했던 가족, 지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평소 성격이 긍정적이었고, 누구보다도 정서적으로 힐링이 되는 책을 많이 읽어 왔다 했습니다.

     

학창 시절 구구절절 외워왔던 러시아의 대문호‘알렌산드르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중략...’ 외쳐왔던 분이었다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게.. 자신도 믿기지 않을뿐더러 지금의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죽음보다 살아있는 이 순간이 매 순간 감사하다 했습니다.  

   

외려, 그 당시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했습니다.     


그 당시 자신이 순간적인 생각으로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다 했습니다.     

 최근 그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환한 얼굴로 저를 맞이하였고 건강도 많이 호전된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외려 저에게 “힘든 일이 없냐고?”묻습니다.

그리고 “힘내라!”라고 덕담을 건네주십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우리가 감내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이라도.. 언젠가는 환한 빛이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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