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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Jul 12. 2020

OKR을 통해 조직의 전략과 개인 목표를 정렬하는 방법

OKR 파헤치기③ OKR의 핵심원리 Alignment

OKR을 도입하고 두 번째 맞는 어려움은 조직의 목표가 구성원의 목표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모든 조직에는 존재 이유와 목적, 목표가 존재한다. 이것을 돕기 위한 도구가 OKR이다. 하지만 조직의 OKR과 구성원의 OKR이 Alignment(정렬) 되지 않으면 구성원의 노력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기업들이 성과관리를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서 자주 발생한다.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의 목표와 연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리거나 KPI를 할당할 경우, 조직의 목표와 구성원의 목표가 비틀어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게 트리구조로 연결된 것 같지만, 구성원은 목표에 대한 중요성이나 책임감을 원래 의도와 다르게 인식한다. 심지어 트리구조와 상관없는 목표를 따로 관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 연말 평가 시즌이 돼서야 트리구조를 다시 꺼내놓고 어떻게 목표 숫자를 맞출까 이리저리 고민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직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중간관리자의 상시피드백이 중요한 역할로 강조되고 있지만 Alignment 되지 않은 목표를 가지고 팀원들과 피드백 하는 것은 형식적이거나 상호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 되기 싶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성과관리 도구와 성과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해도 성과가 달성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CEO, 경영진, 그룹장, 팀장, 팀원의 OKR을 올바르게 Alignment 할 수 있을까? 단순히 구조적으로 잘 연결된 모습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이번 시간에는 구성원의 의욕을 이끌어내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OKR Alignment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조직에서 나타나는 OKR의 종류


OKR을 올바르게 Alignment하기 위해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OKR의 종류이다. OKR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조직의 전략과 방향을 이끄는 ‘Strategic OKR’과 목표를 달성하고 실행하도록 만드는 ‘Execution OKR’이다.     

         

Strategic OKR은 Ultimate Objective, Long-term OKR, Annual OKR로 구분할 수 있으며 Execution OKR은 Quarter OKR과 Initiative로 구분할 수 있다. 사실 Initiative는 OKR의 구성요소 중 하나지만 상시로 발생하거나 관리주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Execution OKR의 한 분류로 포함하여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OKR을 운영할 때, 미션은 Ultimate OKR, 비전은 Long-term OKR, 회사의 목표는 Annual OKR로 작성한다. 반면에 그룹(본부, 실, 팀 등)의 목표는 Quarter OKR로 작성하고 개인의 목표는 Quarter OKR과 Initiative로 작성한다.      


OKR Alignment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Strategic OKR을 작성하지 않고 Execution OKR만 작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경우 OKR을 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조직과 구성원의 OKR의 지향점이 틀어지기 쉽다. 특히 상위 OKR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일을 하거나 분기의 우선순위 목표와 상관없는 일을 하는 구성원은 지향점이 없어 OKR을 세우기 어렵다. OKR을 세우더라도 조직의 성공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거나 목표에 집중하지 못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구조적으로 OKR들이 잘 연결된 것 같아도 지향점이 없기 때문에 가짜 OKR만 복잡하게 많아지거나 조직간 사일(Silo)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Strategic OKR과 Execution OKR을 구분하는 것은 Top-down과 Bottom-up 방식의 균형을 도울 수 있다. OKR은 Top-down과 Bottom-up이 함께 존재해야 한다. Top-down이 무조건 나쁜 것도 Bottom-up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조직의 목표가 일방적으로 내려갈 수 없고, 구성원의 의견이 무분별하게 수용될 수 없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 전달 방식의 균형은 Strategic OKR과 Execution OKR을 구분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Strategic OKR은 Top-down 방식에 무게중심이 있다. 구성원의 의견을 사전에 들을 수 있지만, Strategic OKR은 CEO 혹은 경영진에서 작성하고 구성원에게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양한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구성원이 나아갈 방향과 지향점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반해 Execution OKR은 구성원의 의욕을 이끌어내는 Bottom-up 방식에 무게중심이 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이 공유 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구성원에게 자율성으로 부여되어 한다. 자율성이 보장될 때, 구성원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스스로 몰입하고 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 Strategic OKR은 구성원에게 목표에 대한 ‘WHY’를 Top-down 방식으로 제공하고 Execution OKR은 ‘HOW’를 Bottom-up 방식으로 제공할 때, 올바른 Alignment를 이룰 수 있다.    


OKR을 올바르게 Alignment하는 프로세스


다음으로 OKR을 올바르게 Alignment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OKR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프로세스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 과정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Step 1. CEO → 회사의 미션비전을 OKR로 작성]

모든 조직에는 그 조직의 존재하는 이유인 미션이 있다. 명시적으로 선언되어 있을 수도 있고, 암묵적으로 경영진만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미션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미션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조직에는 미션이 존재해야 하고 구성원들이 이 미션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생각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Ultimate Objective, Long-term OKR로 작성하는 것은 미션과 비전을 인식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을 준다. 구성원들이 미션을 듣기 좋은 캠페인이 아닌 자신의 목표와 연관이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특별히 구성원들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 준다. 

이것을 위해 기존의 미션을 Ultimate Objective로 똑같이 쓸 수도 있고, 조금 더 구체적이고 동기부여 되는 문장으로 수정하여 공유할 수도 있다. 그 다음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을 Long-term OKR로 작성한다. 보통 회사의 비전은 Objective 형태의 문장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전을 달성했다는 것을 측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KR을 2~3가지 추가하여 Long-term OKR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회사 목표와 그룹 목표, 개인 목표가 시작되기 전에 Ultimate Objective, Long-term OKR을 작성하여 다른 OKR들이 지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태니지먼트 Ultimate Objective, Long-term OKR 예시>       


[Step 2. CEO, 경영진 → 회사의 연간 목표를 Annual OKR로 작성]

두 번째 단계는 회사의 Annual OKR을 작성하는 것이다. Long-term OKR을 기반으로 올해 달성해야 하거나 집중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대부분 회사들은 성과목표를 연초에 작성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Annual OKR과 비슷한 형태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OKR을 처음 도입할 때는 이미 가지고 있는 연간 목표를 OKR로 고치는 작업을 하면 된다. 다만, 구성원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기존의 KPI 대시보드를 유지할 수도 있다.     

<KPI 대시보드 예시>   


예를 들어 위와 같은 KPI 대시보드를 관리하고 있었다면, 조직의 미션, 비전을 고려하고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영업본부와 마케팅본부의 Objective를 작성하고 기존의 KPI를 유지할 수 있다.                         


<KPI 대시보드 → Annual OKR 전환 예시>     

다만,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할 수 있는 Objective를 추가하고 KPI 중, 불필요한 지표가 없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Step 3. 그룹별 → Quarter OKR 작성]

세 번째는 단계는 그룹별 Quarter OKR을 작성하고 상위조직 OKR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사실 이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Quarter OKR을 작성할 때, Bottom-up 방식으로 작성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OKR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Top-down이 된다면 대부분 구성원은 자기 목적성과 주도성을 잃게 되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울 수 없게 된다.    

  

<상위조직 OKR과 연결시키는 방법(본부, 실, 팀)>


예를 들어 본부, 실, 팀으로 구성된 조직이라고 가정하고 Bottom-up 절차를 살펴보자. 실장은 먼저 ‘본부의 OKR’을 팀장에게 공유한다. 그리고 회사 미션과 본부의 OKR이 달성되기 위해 실에서 이번 분기에 도전해야 하는 목표를 고민해오게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실장이 실의 OKR을 먼저 작성하고 공유하면 팀장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헤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팀장이 스스로 고민해온 OKR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를 주고 함께 OKR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좋다. 만약 OKR 합의하는 과정이 어렵다면, O와 KR을 포스트잇에 써서 비슷한 분류로 묶어보는 회의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실의 OKR이 작성되면 상위조직인 본부장의 컨펌을 거치면 OKR 작성이 완료된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Bottom-up이라고 해서 조직장의 컨펌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상위조직이 하위 조직에 OKR 작성을 대신하거나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지시할 수는 없지만 OKR 합의의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헷갈리면 안 된다. 상위 조직의 OKR을 공유하고, 구성원이 해당 조직의 목표에 대해 Bottom-up으로 제안하고 합의하여 Alignment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실의 OKR이 작성되었다면 팀의 OKR도 동일하게 작성할 수 있다. 실의 OKR을 팀원에게 공유하고, 이것을 위해 팀이 이 번 분기에 집중해야 하는 목표를 구성원이 고민하고 스스로 도전하고 싶은 Objective와 KR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상위 조직의 OKR을 이해한 상태에서 팀의 OKR을 함께 고민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KPI나 KR이 구성원에게 할당 되어도 자기 목표로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tep 4. 개인별 → O와 KR의 책임자 합의 및 Initiative 작성]

OKR을 Alignment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O와 KR의 책임자 합의 및 개인별 Initiative를 작성하는 것이다. Top-down과 Bottom-up의 과정을 거치면서 OKR을 작성하면 보통 O와 KR의 책임자는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하지만 O와 KR의 책임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소통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후 OKR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OKR의 책임자를 결정할 때, O와 KR의 책임자는 각각 한 사람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물론 KR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 많아서 책임자를 여러 명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KR의 책임자가 여러 명일 경우 아무도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여러 팀의 이해관계가 얽힌 경우 KR의 책임자가 다양한 팀과 팀원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협업이 증대될 수 있다. 더욱이 KR 책임자는 Initiative 책임자들을 관리하고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협력관계와 지원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팀에서 굳이 선후임 관계를 정해주지 않아도 역할과 책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원이 배분되고 협력되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다만, Initiative의 경우 통제가 가능한 결과로, 실행의 구체적인 결과와 진척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동일한 Initiative에 여러 명의 책임자를 선정해도 괜찮다.  

    

OKR은 모든 구성원의 지향점을 목표를 향하게 만드는 것이다

OKR은 모든 조직, 구성원의 지향점을 목표로 돌리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의 목표를 가지고 구성원에게 지시하거나 할당하게 되면 리더와 구성원은 목표가 아닌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리더는 구성원을 압박하거나 업무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마이크로매니징으로 구성원에게 집착한다. 반대로 구성원은 리더가 어떤 지시를 할지에 대해 집중하고 주도성을 잃고 불만이 생기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구사항을 생각하게 된다. 지향점이 목표가 아닌 서로가 됨으로써 서로 집착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팀의 사기는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OKR의 Alignment는 팀이 목표를 지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팀원과 리더 모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협력과 지원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것이 OKR의 일하는 방식이다. OKR 도구 자체가 한 번에 대단한 변화나 목표 달성의 아이디어를 가져다 줄 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OKR을 통해 팀이 목표를 지향하게 만드는 리더십이 훈련되고 협력과 지원이 있는 일하는 방식이 정착되어가길 기대해본다. 


* 본 글은 HR Insight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원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hrinsight.co.kr/column/view.asp?bi_pidx=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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